[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일본이 유도 종주국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뒤 개최국 프랑스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는 5일 '유도가 첫날부터 미심쩍은 판정이 속출한 가운데 마지막 날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는 계급 추첨을 둘러싼 의혹의 룰렛 소란까지 일어나 큰 파문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자국이 개최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유도에서 금메달 9개(은2 동1)를 휩쓸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제일 많이 챙기긴 했지만 3개(은2 동3)에 그쳤다. 메달 자체는 프랑스(금2 은2 동6)가 더 많았다.
일본은 특히 지난 3일 마지막 종목으로 열린 혼성 단체전에 분통을 터뜨렸다.
혼성 단체전은 도쿄올림픽에서 신설됐다. 남자 3체급(73㎏급, 90㎏급, 90㎏초과급)과 여자 3체급(57㎏급, 70㎏급, 70㎏초과급)) 6명이 차례로 나서 먼저 4승을 거두면 이긴다. 3-3 동점이 나오면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으로 볼 수 있는 경기의 체급은 추첨으로 정한다.
일본은 프랑스를 상대로 3-1까지 앞섰지만 금메달 목전에서 3-3까지 따라잡혔다. 룰렛을 돌린 결과 90kg 초과급이 나왔다. 바로 세계최강자 프랑스의 테디 리네르가 버티는 체급이다. 일본은 사이토 타츠루가 맞섰지만 리네르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랑스가 일본을 누르고 혼성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이 룰렛은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어서 의심을 살 만하다. 전광판 화면으로 그래픽이 돌아가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정말 '랜덤'인지 직관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는 '일본이 은메달을 획득한 혼성 단체전 결과에 대해 국제유도연맹 SNS에 전 세계적 비난 게시물이 쇄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포니치는 '디지털 룰렛은 투명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국제유도연맹이 프랑스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렸지만 다양한 언어로 댓글이 달렸다'고 전했다.
스포니치에 따르면 '진정한 승자는 일본', '우리가 아는 유도는 끝났다', '프랑스는 부끄러운줄 알아야', '그들은 90kg 초과급을 고르고 우연인척 했다'며 분노했다.
반면 일본 전문가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유도전문가 오가와 나오야는 "룰렛은 납득하기 어렵지만 결승전 자체는 훌륭한 경기의 연속이었다. 그만큼 판정 시비만 클로즈업 되는 모습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다카토 나오히사는 아사히TV에 출연해 "여러가지 말이 나오고 있지만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부정이라는 것은 절대 없다. 그저 룰이 저럴 뿐이다. 다른 오심이라고 하는 부분도 내 느낌을 솔직히 말하자면 크게 잘못된 것은 없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