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국 하계 올림픽 사상 100번째 금메달, '만 16세 여고생 스나이퍼'가 일을 냈다.
반효진(대구체고)이 일을 냈다. 반효진은 29일(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펼쳐진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황위팅(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2000 시드니 대회 강초현 이후 24년 만이다. 또 만 16세10개월18일의 나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강초현(만 17세11개월4일)이 갖고 있던 한국 사격 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도 갈아치웠다. 더불어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이 되는 영예도 안았다.
첫 10발에서 104.8점을 쏴 황위팅에 0.7점 뒤진 2위에 자리를 잡은 반효진은 두 발씩 쏜 결과를 토대로 후순위가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단계에서 빛나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두 번이나 10.9점 만점 과녁을 명중시키면서 세 번째 격발 기회에서 기어이 황위팅을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섰다.
위기도 있었다. 다섯 번째 슈팅에서 반효진이 10.5점을 맞힌 반면, 황위팅이 10.7점을 쏴 200.5점으로 동점이 됐다. 하지만 두 번째 발에서 황위팅이 10.4점에 그쳤고, 반효진이 10.5점을 기록해 다시 0.1점차 선두로 올라섰다.
동메달을 확보한 가운데 황위팅, 오드리 고그니앗(스위스)과 사로에 남은 반효진은 6번째 슈팅 번째 기회에서 10.7점을 쏴 황위팅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두 번째 발에서도 10.6점을 쏴 2위 황위팅과의 격차를 1.3점차까지 벌렸다.
고그니앗이 탈락한 가운데 이어진 골드 슈팅.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반효진은 두 번의 기회에서 각각 9.9점과 9.6점에 그쳐 10.3점, 10.5점을 쏜 황위팅과 251.8점 동점으로 슛오프에 돌입했다. 슛오프에서 황위팅이 10.3점을 쏜 반면, 반효진이 10.4점을 쏘면서 0.1점차로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반효진이 총을 잡은 건 불과 3년 전이다.
대구 동원중 재학 중이던 2021년 7월 사격 선수였던 친구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한 그는 그해 소년체전 단체전 2위로 데뷔했다.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올해 뮌헨월드컵 2위에 이어 국가대표 선발전 1위로 태극마크를 달며 돌풍을 예고했다.
역대 최연소이자 2004 아테네 대회(천민호 안수경) 이후 20년 만에 나온 고교생 스나이퍼. 1988 서울 대회(안병균) 이후 36년 만에 공기소총 예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쓰면서 이변을 예고했다. 결선에선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바탕으로 결국 금빛 과녁을 명중시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사격은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을 하드캐리 하고 있다.
대회 첫 날인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에서 박하준-금지현이 은메달로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을 신고했다. 28일 공기권총 여자 10m에서 오예진과 김예지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합작한 데 이어, 반효진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어 금2 은2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