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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공세, 성과는 기대 이하…1인당 국내 이커머스 결제액 'G마켓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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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를 높인 건 확실하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부터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던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C-커머스)에 대한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흡수했지만, 1인당 거래액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C-커머스가 시장 장악을 위해 초기 출혈경쟁을 벌였던 만큼 향후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확대에 나설 수 있지만, 품질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C-커머스가 품질 강화를 통한 국내 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고 있고,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아마존)까지 가세하는 등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두고 업체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1인당 결제추정액이 가장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은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지마켓)·옥션이다. G마켓(지마켓)·옥션의 1인당 결제추정액은 16만7202원이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결과다. 티몬(16만3754원)이 2위였고 쿠팡(14만1867원), SSG닷컴(쓱닷컴)·이마트몰·신세계몰(13만1393원), 11번가(8만2829원), 위메프(7만6267원)가 뒤를 이었다. 저가 공세를 앞세워 국내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섰던 C-커머스지만,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 밀린 모습이다. C-커머스 대표격인 알리익스프레스(3만4547원), 테무(7110원)는 국내 플랫폼과 큰 격차를 보이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1인당 결제추정액은 플랫폼별 전체 결제추정액을 활성 이용자 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고객의 구매 활동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수치를 놓고 보면 국내 이커머스 이용 고객의 C-커머스 이용 시 저가 위주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방문이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C-커머스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플랫폼 방문자 수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G마켓의 2분기 월평균 이용자 수는 790만5772명으로 알리익스프레스 841만9230명과 테무 814만7596명보다 적지만 1인당 결제추정액은 각각 5배, 24배에 달한다.

C-커머스의 소비자 외면은 품질경쟁력이 국내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의 영향을 받았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4월 7일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96개(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같은 달 알리 판매율 상위에 오른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를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의 차별화 경쟁력 등 경영전략 요소가 반영됐다고 보기 힘든 만큼, C-커머스가 품질력 개선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C-커머스는 제품 선별 기준을 강화하며 여전히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아마존)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은 반품과 환불이 수월한 게 경쟁력이 될 수 있고, 이런 점에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한 고가 제품 구매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해외 이커머스 업체도 최근 환불과 반품, 무료배송 등 혜택 확대에 나서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현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경영전략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