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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현장리뷰]"2년 연속 우승해도 '홍명보 나가'" 울산, 광주에 또 침몰…이희균 골, 0-1 석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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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홍명보 감독은 '만년 2위' 울산 HD의 아픔을 치유한 주인공이다. 2021년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듬해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을 선물했다. 지난해에는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를 이끌었다.

그러나 팬들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돼 떠나는 홍 감독을 원망했다. 울산 서포터스석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 감독을 비난하는 플레카드를 내걸고 시위했다. 홍 감독을 향해선 '피노키홍'이라는 걸개가 걸렸다. "팬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홍 감독을 '거짓말쟁이'로 빗댄 비판이다. 홍 감독은 아쉬워하는 울산 팬들의 심정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그 분들의 감정이 맞다"고 이야기했다. 전반 킥오프때는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라는 성난 목소리가 경기장을 뒤덮기도 했다.

광주FC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초대됐다. 이정효 감독은 결기가 대단했다. 그도 그럴것이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은 A매치를 방불케하고 있다. 홍 감독 이슈로 지방에서 열리는 주중 K리그로는 이례적으로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 감독은 "변수보다 결과도 그렇고, 들러리가 안됐으면 좋겠다. 들러리가 되기 싫어서 경기와 축구에만 집중하겠다"며 "오늘이 감독으로 K리그에서 100번째 되는 경기다. 현재 49승(23무27패)인데 50승을 채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2022년 광주에서 사령탑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첫 시즌 K리그2에서 정상에 오르며 팀을 1부로 승격시켰다. 지난 시즌에는 K리그1에서 3위에 올려놓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정효 매직'은 K리그1의 대명사가 됐다.

홍 감독의 울산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다. 홍 감독은 "더 하고 싶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언제까지 할지 모른다"고 했지만 광주전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4-2-3-1 카드를 꺼냈다. 주민규가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김민우 김민혁 강윤구가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이규성과 보야니치가 호흡했고, 포백에는 이명재 김기희 임종은 윤일록이 늘어섰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울산은 9일 국가대표 미드필더 정우영과 강원에서 뛴 야고의 영입을 발표했다. 정우영은 교체 멤버로 엔트리에 포함된 반면 야고는 등록절차가 끝나지 않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감독은 4-4-2 시스템으로 맞불을 놓았다. 투톱에 이건희와 최경록이 위치했다. 미드필드에는 안혁주 문민서 정호연 가브리엘이 위치했다. 포백에는 이상기 허율 안영규 두현석이 포진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경민이 꼈다.

광주가 전반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이며 전진했다. 전반 9분 두현석의 슈팅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결정적인 기회는 울산이 먼저 잡았다. 전반 17분 윤일록의 로빙 패스가 임종은의 헤더를 거쳐 주민규의 왼발에 걸렸다. 하지만 주민규의 슈팅은 김경민의 선방에 걸렸다.

3분 뒤에도 김경민이 실점과 다름없는 장면에서 번쩍였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김경민의 선방에 또 한번 땅을 쳤다.

전반 23분에는 광주가 기회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임종은이 한 발 빠르게 봉쇄했고, 이어진 플레이에서 정호연의 슈팅은 조현우가 막아냈다. 전반 38분에는 보야니치가 프리킥한 볼이 문민서의 다리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김경민이 가까스로 볼을 쳐내며 자책골 상황을 모면했다. 전반은 0-0으로 막을 내렸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강윤구와 김민우 대신 엄원상과 장시영을 투입했다. 이 감독은 안혁주를 빼고 이희균을 출격시켰다. 후반도 전반의 양상이 이어졌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자 홍 감독은 아타루, 이 감독은 베카를 투입했다.

선제골이 터졌다. 광주가 골망을 흔들었다. 최경록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희균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일격을 당한 홍 감독은 후반 25분 정우영 카드를 꺼냈다. K리그 데뷔전이다.

울산이 파상공세를 펼쳤다. 주민규는 후반 34분 오버헤드킥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38분 주민규의 오른발 슈팅은 상대 수비수의 손을 맞았지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후반 42분 정우영의 중거리 슈팅도 김경민의 손에 막혔다.

'울산 킬러' 광주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광주전 4연패의 늪에 빠진 울산은 승점 39점에 머물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광주는 7위(승점 28)로 올라섰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