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가 만만치 않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리틀 몬스터' 황준서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는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 패전 멍에를 썼다.
선발 와이스가 7이닝을 2실점(1자책점)으로 막아주는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팀이 3-2로 앞선 8회말. 황준서가 필승조 역할을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키움 중심타선인 김혜성, 송성문, 최주환이 모두 좌타자인 점이 감안됐다. 그리고 이런 박빙의 승부에서, 강한 타자들을 상대로 무실점 피칭을 하면 황준서의 자신감도 상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야구가 계산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쉽겠는가. 황준서는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다. 첫 타자 김혜성을 유격수 플라이로 잘 잡아놓고, 송성문과 최주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두 타자 상대 던진 공 10개 중 8개가 볼이었다.
한화 벤치는 위기가 오자 급하게 한승혁을 올렸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황이었다. 한승혁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첫 타자 이형종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점이 되는 포일까지 나오고 말았다. 여기에 3루수 하주석의 치명적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앞서던 경기가 뒤집어졌다. 그렇게 최하위 키움의 반경기차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황준서의 시즌 성적은 2승8패로 추락하게 됐다. 데뷔 첫 구원패이기도 했다.
일단 황준서가 연속 볼넷을 내준 게 컸다. 김 감독은 10일 키움전을 앞두고 "어제 경기를 본인이 이겨냈으면, 더 바랄 게 없었을 것이다. 야구가 정말 만만치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하며 "우리 팀도, 준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 다음 기회에, 준서가 비슷한 장면에서 막는 모습이 올해 안에 나올 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어린 제자를 감쌌다.
김 감독은 "황준서를 중간으로 쓴다고 하면, 주요 장면에 투입해야 할 선수다. 다만 본인이 자신감을 얻고 던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차이가 크다. 첫 번째는 실패를 했지만, 성공하는 모습을 꼭 보여줄 것이다. 일단 다음 등판은 조금 더 가벼운(압박이 덜한) 상황에 내보낼 예정이지만, 내가 준서를 믿는 건 똑같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