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도영아 니땜시 살어야' 후반기 시작 첫 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른 김도영이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이범호 감독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지난 주말 올스타전에 참가해 멋지게 안타를 날린 뒤 2루에 안착한 김도영은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가슴에서 무언가 꺼낸 김도영은 '도영이는 갸팬분들 땜시 살어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며 감동을 선물했다.
짧은 올스타 브레이크 후 원정길에 오른 1위 KIA.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위 LG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11대4 대승을 거뒀다.
후반기 첫 경기를 대승으로 이끈 건 김도영이었다. 이날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도영은 1회부터 선취점을 책임지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KIA 야수들은 1회부터 LG 선발 켈리를 진땀나게 만들었다. 직전 두 경기 15이닝 1실점 완벽투를 펼친 켈리를 상대로 1회에만 4안타 1볼넷 3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회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최원준이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 볼넷을 얻어내며 KIA 공격이 시작됐다.
1사 1루 3번 타자 김도영이 켈리의 2구째 높은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발 빠른 김도영이 여유롭게 2루를 밟는 사이 최원준은 홈까지 내달려 선취점을 올렸다.
김도영이 공격의 물꼬를 트자 뒤이어 나온 형들도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4번 최형우 적시타, 5번 나성범 안타, 6번 김선빈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며 LG 선발 켈리를 정신없이 두들겼다. 7번 변우혁과 8번 김태군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1회 공격을 마친 KIA. LG 선발 켈리는 자칫 1회부터 타자일순을 허용할 뻔했다.
3회 선두 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켈리의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먹힌 타구였지만 2루수와 유격수 가운데로 빠져나가며 안타로 연결됐다. 안타로 출루한 김도영은 먹힌 타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직전 타석을 바로 복기하며 허공에 연신 빈스윙을 했다.
무사 1루 이어진 최형우 타석 때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진 순간 김도영은 빠른 발로 3루까지 여유롭게 들어갔다. 이후 나성범 희생플라이 때 태그업 후 득점을 올린 김도영. 이범호 감독은 경기 초반 맹활약한 김도영의 엉덩이를 툭 치며 활짝 웃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김도영은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 보내며 LG 켈리를 놀라게 했다. 4회 2사 1,2루서 3구째 바깥쪽 잘 떨어진 체인지업을 밀어 친 김도영의 타구는 펜스 앞에서 우익수 홍창기에게 잡히기는 했지만, 직구 변화구 가리지 않고 정타로 만들어내는 놀라운 타격을 선보였다.
5대2로 앞서고 있던 6회 1사 2,3루 득점권 찬스 때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서자, 염경엽 감독은 고의4구 사인을 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후속 타자 최형우 상대 내야 땅볼을 만들겠다는 작전이었지만 타점 1위 최형우가 만루포를 터뜨리며 KIA는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날 김도영은 중심 타자로 나와 4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4득점을 올리며 KIA의 후반기 첫 승을 견인했다. 올 시즌 뜨거운 타격감으로 KBO리그 최고 흥행 카드로 거듭난 김도영 맹활약에 이범호 감독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