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소변은 인체 내에서 여러 물질이 대사된 후 이를 배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콩팥(신장)에서 노폐물이 걸러지면서 소변이 만들어지고, 이후 방광에 저장돼 있다가 요도를 거쳐 배출된다.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1~1.5ℓ, 보통 1회 350㎖의 소변을 배출한다. 배뇨 횟수는 계절과 온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성인의 경우 하루 5~6회다.
소변은 90% 이상이 물이다. 이외에 아미노산, 요산, 요소, 무기염류 등의 성분으로 구성된다. 비슷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땀과 성분이 비슷하지만, 땀의 수분 비율은 99%이고 소변에는 요소가 포함된다는 점이 다르다.
소변은 색깔, 냄새, 혼탁도, 양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우리 몸에 생기는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신석준 교수의 도움말로 소변으로 알 수 있는 건강 상태에 대해 정리했다.
▶붉은 혈뇨 있다면 요로 결석 원인…지나친 거품은 단백뇨 가능성
건강한 소변은 투명하거나 엷은 황갈색을 띤다. 소변색은 소변의 농축 정도와 성분에 따라 결정되는데 적혈구의 대사산물인 빌리루빈(Bilirubin)이 간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약한 노란색을 띠는 게 정상이다. 과음이나 과로한 이후 종종 짙은 황갈색의 소변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병적인 상태는 아니다. 소변이 짙은 황색을 띠고 눈동자가 노랗다면 황달이 있을 수 있다.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복용해도 소변이 노랗게 된다. 검은색 소변은 흑색종과 같은 암에서 나타난다.
콜라 색깔의 짙은 소변은 급성신장염이 생겨 적혈구가 과다하게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나타날 수 있다. 붉은 혈뇨는 급성방광염과 같은 요로감염에서 올 수 있고, 흡연하는 고령의 남자라면 방광암이나 신장암에 의한 혈뇨를 의심해야 한다. 드물지만 소변 색깔이 파란색이나 녹색을 띠기도 하는데 일부 유전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지만, 대개는 식용 색소 또는 약물 복용에 의한 것으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옆구리나 하복부의 격렬한 통증이 동반되면서 붉은 혈뇨가 있다면 요로 결석이 원인일 수 있다.
신석준 교수는 "마라톤이나 행군, 장시간 등산 후 근육통과 함께 진한 갈색 소변을 볼 수 있는데 간혹 근육세포의 파괴로 나온 미오글로빈(myoglobin)이 배설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며 "일단 혈뇨가 있다고 진단되면 외상성 요로계 손상, 신장 또는 요관 결석, 방광염, 방광암, 신장암 등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소변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약한 산성을 띤다. 소변에서 단 냄새가 난다면 단순히 달콤한 음식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식과 소변의 단내는 딱히 상관이 없다. 당뇨병과 같은 대사장애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당뇨병을 치료받고 있음에도 계속 단내가 난다면 혈당 수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소변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탈수에 의해 농도가 짙어졌거나 요로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퀴퀴한 냄새는 간질환이나 대사장애 때문일 수 있고, 간혹 파슬리나 아스파라거스 등을 먹은 뒤에는 매운 냄새가 나기도 한다.
건강한 소변은 거품이 생기더라도 양이 많지 않다. 소량의 거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거품이 비누를 풀어놓은 듯 많고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다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다. 단백뇨는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건강한 사람도 고기를 많이 섭취했거나 심한 운동, 고열이 나는 경우 일시적으로 거품 소변이 나올 수는 있다. 이외에 소변을 보기 어렵거나 자주 보는 경우, 소변과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전립선암을 확인해야 한다.
신석준 교수는 "만약 소변이 불투명하고 뿌옇다면 요로감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 원인일 수 있는데, 혼탁한 소변은 세균이나 세균과 싸운 백혈구의 배출이 원인이다"며 "배뇨 시 통증이 동반되거나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잦으면 감염증일 확률이 높지만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소변이 뿌옇다면 감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루 소변량 500㎖ 미만 땐 탈수증·만성콩팥병 의심
소변량이 줄어드는 것도 우리 몸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소변량이 줄어드는 것은 콩팥에 직접적인 해가 되는 중요한 문제다.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박출량의 약 1/4의 혈액이 콩팥으로 가게 되는데, 어떤 원인이든 콩팥으로 가는 수분의 양이 적어지면 소변량이 줄게 된다.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출혈·감염 등 쇼크에 의한 저혈압으로 인해 혈액을 충분히 콩팥으로 보내지 못하면 소변량이 줄어든다. 급성이나 만성으로 콩팥 자체가 망가져 기능을 못해도 소변량이 줄 수 있다.
하루 소변량이 500㎖ 미만(소변 감소증)이면 심한 탈수증, 오줌길 막힘, 진행된 만성콩팥병 등을 의심해 볼 수 있고, 반대로 소변량이 하루 3ℓ 이상(다뇨증)이면 과도한 수분 섭취, 당뇨병, 요붕증(멀건 소변이 많이 배출되고 갈증을 동반)을 의심할 수 있다.
신석준 교수는 "보통 하루 150㎎ 미만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소변 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경우 콩팥 기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며 "소량의 단백뇨라도 방치할 경우 콩팥 기능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50세 이상 남성의 경우 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1년에 한 번 정도 받는 것이 좋고,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