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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선 직원들…"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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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기업형 슈퍼마켓)'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내부 반발이 거세다. 직원들이 매각 반대를 주장하며 거리로 나섰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가 투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해 회사를 산산조각 내고 있다며 분할 매각 저지 의사를 밝혔다. 노사 소통 없는 밀실 매각은 있을 수 없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반박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대한 노사 간 의견도 나눴다고 밝혔다. 같은 상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구도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2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 결의를 선포했다. 홈플러스 노조원 150여 명은 MBK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지키자 홈플러스! 밀실·분할매각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매각 저지를 위한 다양한 현장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MBK는 2015년 9월 7조2000억원를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다. 현재 20여 개의 홈플러스 점포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4조원 이상의 빚을 갚았다. 기업가치 확대를 통한 재매각을 꾀했지만, 최근 이커머스의 급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감소세 등의 영향을 받아 통매각(홈플러스+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분할 매각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노조는 매각 저지 결의문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홈플러스는 MBK의 경영실패로 영업이익을 내도 은행차입금과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배당금 때문에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며 "투자금 회수만을 위해 회사를 산산조각내는 식의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리츠 전환을 막고, 점포 폐점·매각을 재입점으로 전환을 막은 바 있다"며 "이번에도 단결된 힘으로 밀실 매각과 분할 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노조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검토는 홈플러스의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여러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 중인 사안"이라며 "매각이 이뤄진다면 반드시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전제로 진행하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019년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전 직원을 정규직화 했고, 매년 1000명이 넘는 신규채용을 진행해오고 있다"고도 밝혔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투자 회수 목적도 아니고, 밀실 매각은 더욱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투자를 강화해 본체인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선제적 투자 효과에 힘입어 홈플러스는 2022년 턴어라운드를 달성한 이후 2년 연속 실적 개선세를 이어오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주요 거점 대형마트들을 신선식품 중심의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지속 전환 중이며, 전환 매장의 경우 연평균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역시 최근 2년 간 즉시배송 매출이 연 평균 80% 이상 증가했고, 온라인 부문에서도 최근 5년 간 매출이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조직 내부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실적 턴어라운드 이후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확고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직원의 고용안정과 국민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통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