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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서 공 줍던 소년이 1년 뒤 청룡기 마운드에 올랐다. 꿈을 던진 부천고 김지윤의 무실점 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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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푸른 그라운드가 너무 좋아서, 저녁 식비와 교통비 정도는 내가 벌어 보자는 다짐으로 잠실야구장 볼보이가 됐던 고교 2학년 투수가 1년 뒤 청룡기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졌다.

때는 1년 전이었다. 지난 해 8월말 잠실야구장, SSG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던 두산 선수들 사이에서 검게 탄 얼굴과 짧은 머리의 어린 학생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부천고 2학년 투수 김지윤이었다.

김지윤은 소속 팀인 부천고가 봉황대기 1회전에서 탈락한 후 주어진 짧은 휴가에도 불구하고 잠실야구장 볼보이에 지원했고 허경민, 김재환 등 두산 선수들과 함께 캐치볼을 하는 등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김지윤의 깍듯한 인사에 "야구부냐?"며 관심을 보이던 허경민은 자기 글러브를 건네며 함께 훈련하자며 제안했고 당시 투수 코치이던 권명철 코치에게는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3일 막을 올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휘문고와 부천고의 경기, 부천고 투수 김지윤이 신월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180cm에 80Kg의 체격을 갖춘 김지윤은 올시즌 9경기에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 중이다.

김지윤은 팀이 0대3으로 뒤지던 7회초 선발투수 안시후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42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휘문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부천고는 아쉽게도 0대3으로 패해 청룡기를 마감했다.

경기 후 김지윤은 "3대0이라는 스코어는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추가실점을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으로 추가 실점없이 던지면 반드시 찬스가 올것이라 생각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던졌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믿고 올려주셨다고 생각해서 주어진 기회에 팀의 보탬이 되고자 열심히 던졌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첫 전국대회인 이마트 배때 만난던 휘문이라서 이번에는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져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것 같다. 비록 청룡기는 아쉽게 끝났지만 마지막 희망인 봉황대기에서는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멋진 모습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잠실에서 공을 줍던 소년이 1년 뒤 청룡기 마운드 위 호투로 꿈을 키워 갔다. 잠실 볼보이에서 부천 돌직구로 진화한 김지윤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