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배드민턴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독한 암흑기를 거쳤다. 2012년 런던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올림픽 3회 연속 노골드'에 그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0년만의 아시안게임 노메달이라는 굴욕까지 겪었다.
좌절은 없었다. 숨고르기를 한 한국 배드민턴은 다시 비상하고 있다.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성적인 금메달 3개-동메달 1개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거머쥐며 부활에 성공했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최고 성적이었다.
상승세를 탄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파리올림픽서 새 역사를 쓴다는 각오다. 한국 배드민턴의 역대 올림픽 한 대회 최다 금메달은 2개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남자복식 박주봉-김문수와 여자복식 황혜영-정소영이 우승했고,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도 혼합복식 김동문-길영아, 여자단식 방수현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은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역대 배드민턴 사상 처음인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2개 넘게 나오지 않았었다. 그만큼을 도전한다"며 "어느 선수가 (주인공이) 될지 모르지만, 그 영광은 저희 선수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이 또 다르다. 그때보다 선수들과 지도자들 간에 신뢰가 더 쌓였고 올림픽에 대한 목표 의식도 더 투철하다"며 "여자 단식은 세계랭킹 1위이고 나머지도 (남자 단식을 제외하면) 톱 10에 든다"면서 "남자복식, 여자복식, 혼합복식 등 전체 선수들이 금메달 후보다. 어느 선수가 금메달을 따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실제 랭킹을 보면 김 감독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다. 안세영은 여자단식 세계 1위고 남자복식 서승재-강민혁은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여자복식에서는 이소희-백하나(2위)와 김소영-공희용(7위), 혼합복식에서는 서승재-채유정(3위)과 김원호-정나은(8위)이 나란히 톱 10에 들어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약 한 달간 득점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정확하게 포인트를 따는 부분을 미세하게 손보고 있다"면서 "체력 훈련과 병행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많이 하기보단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