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가 '미신'에 단단히 빠져들었다. 오컬트 콘셉트의 콘텐츠들이 잇달아 쏟아지는 모습이다.
SBS는 최근 'MZ 무당'들의 연애 프로그램 '신들린 연애'를 론칭했다. '신들린 연애'는 MZ 점술가들의 운명을 건 연애 리얼리티로, 늘 남의 연애운만 점쳐주던 각 분야별 용한 남녀 점술가 8인이 직접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는 프로그램. 지난 18일 첫 방송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1.6%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와 관련, 지난 24일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재원 CP와 이은솔 PD는 기획 배경과 촬영 비하인드 등을 전했다. 김재원 CP는 "'신들린 연애' 기획안을 봤는데 보자마자 도파민이 돌았다. 누구나 미래를 알고 싶어하지 않나. 사람들이 늘 겪는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은솔 PD 역시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점집'에 가서 미래를 점치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젊은 연령대의 무당 친구를 만난 적이 있는데 이 친구들 역시 우리와 별다를 것 없이 보편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흔히 '미래를 보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인데, 이들이 불확실한 연애 감정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 나갈 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에서도 오컬트적 장치들이 빛을 발했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두뇌 서바이벌 게임 '데블스 플랜'과 '대탈출' '여고추리반'을 성공시킨 정종연 PD가 넷플릭스와 다시 한 번 손잡고 새롭게 선보이는 어드벤처 추리 예능. 프로그램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만을 담당하는 특별 수사단이 출격한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 속으로 들어가게 된 이용진, 존박, 이은지, 혜리, 김도훈, 카리나가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사건 해결에 나선다. 방송에서 멤버들은 수상한 종교를 믿는 단체의 특정 의식을 막기 위한 노력에 나서는가 하면 잠수함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고에 대한 진상을 알아내는 미션을 수행하며 높은 완성도와 몰입도로 주목받았다.
이밖에 26일 개봉을 앞둔 영화 '핸섬가이즈'도 오컬트적 요소로 재미를 더했다. '핸섬가이즈'는 '재필'과 '상구'가 전원 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오컬트적 요소에 K-콘텐츠가 무섭게 빠져든 것을 두고 업계 전문가들은 '현실과의 괴리감'을 꼽는다. 팍팍한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기이하고 괴상한 일들이 가득한 콘텐츠로 상쇄하고자 한다는 것. 한 전문가는 "대중들의 취향이 다양해진 측면도 있겠지만 현실에 대한 불만 등의 해소를 위한 돌파구로 오컬트 장르를 찾는듯 하다"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