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결국 '정면 돌파'가 성공했다.
타자에서 투수로 성공적인 전향을 한 LG 트윈스의 백승현이 우여곡절끝에 필승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7년 오지환을 이을 유격수 유망주로 LG에 온 백승현은 성장을 위해 호주리그에 갔다가 투수가 없어 마운드에 오른 것이 인생을 바꿨다. 150㎞의 빠른 공을 뿌려 화제가 됐고 결국 2021년 투수로 전향하게 된 것.
지난해 투수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처음으로 1군 풀타임을 뛰며 42경기에 등판해 2승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8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시즌 염경엽 감독의 필승조 구상에 조금 더 성장한 백승현이 있었지만 백승현의 초반 모습을 그러지 않았다.
2군을 다녀오길 반복했다. 5월까지 세번이나 2군을 다려와야 했다. 제구가 불안해 필승조로 쓰기 쉽지 않았다. 5월까지 백승현의 1군 성적은 8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6.20. 단 5이닝만 던졌는데 4안타에 8볼넷을 허용했었다.
5월 19일 세번째로 2군에 내려간 이후 2군에서도 성적이 그리 신통치 않았다. 5경기서 4이닝을 던지고 9안타 2볼넷 6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무려 13.50이나 됐다.
그런데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 1군에 콜업됐다. 당시 염 감독은 콜업 이유로 "2군 코칭스태프에서 구위는 괜찮다고 하더라"면서 "2군 코칭스태프와 투수 코치가 '정면 돌파를 한번 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라고 해서 그래 한번 해보자, 바로 승리조로 해보자라고 올렸다"라고 말했다.
복귀 후 첫 등판이 지난 4일 잠실 키움전(3대11 패)이었는데 1이닝 2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역시 그리 좋지 못했다. 그리고 7일 수원 KT 위즈전서 8-5로 앞선 9회말 2사 1,2루의 위기 상황에서 염 감독은 백승현을 올렸고, 백승현은 안타를 맞고 1점차까지 쫓겼으나 끝내 마지막 위기를 이겨내고 8대7의 승리를 지키며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다.
백승현은 이후에도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계속 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 16일 잠실 롯데전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 7회초 1사 2,3루의 위기에 올라온 백승현은 나승엽을 2루수앞 땅볼로 잡아 1점을 내줬지만 박승욱을 삼진으로 끝내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19일 광주 KIA전에선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구원승을 얻었고, 21일과 23일 잠실 KT전서는 각각 1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 중.
구위가 좋은 상태에서 부딪히며 이겨나가면서 점점 안정감을 찾아냈다.
6월 9경기에서의 성적은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이다. 5월까지 8경기서 탈삼진을 1개만 기록했는데 6월에는 7개로 늘어났다. 그만큼 구위가 좋아졌다는 뜻.
염경엽 감독의 정면 돌파가 결과적으로 성공하고 있다. 확실한 필승조가 김진성밖에 없는 상황에서 백승현의 가세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