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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이런 코리아컵 16강은 없었다!' 6번의 승부차기가 가른 희비, '3연속 선방' 영웅으로 등극한 골키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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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것이 코리아컵의 묘미!.'

19일 전국 8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은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어느 경기 하나 시원한 승리가 없었다. 이곳저곳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고, 그 과정에서 8경기 중 6경기에서 120분 혈투가 펼쳐졌다. 그리고 6경기 모두 '극장 승부' 없이 '러시안 룰렛' 승부차기로 가려져 응원하는 팬들의 심장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었다. 골키퍼들이 영웅으로 거듭났다. 1996년 출범한 코리아컵, 구 FA컵 역사를 통틀어 16강 토너먼트에서 가장 많은 승부차기가 벌어졌다. 종전 최다 승부차기 횟수는 2007년 4번이었다.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 맞대결에서 120분 동안 골을 넣지 못했다. 이어진 승부차기의 영웅은 서울 수문장 백종범이었다. 인천 원정 물병 투척 사건에 따른 벌금 징계 등으로 힘든 날을 보냈던 백종범은 승부차기 점수 4-4로 팽팽한 가운데, 강원의 5번째 키커인 류광현의 슛을 몸을 날려 쳐냈다. 곧바로 윌리안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승부차기 점수 5-4, 서울이 8강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리그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서울은 준우승을 거둔 2022시즌 후 2년 만에 8강 고지를 밟았다.

'디펜딩챔피언' 포항은 6회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포항은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부 수원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연장전반 3분 수원 전진우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연장후반 9분 백성동의 극적인 동점골로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갔다. 포항 골문엔 '국가대표' 황인재가 있었다. 수원의 1번 키커 이종성의 슛을 쳐냈다. 필드 플레이어들이 동료 골키퍼의 선방 활약에 보답하려는 듯, 마지막 키커 이호재까지 5명 전원이 침착하게 득점하며 승부차기 점수 5-4로 승리했다.

울산도 승부차기를 거쳐 승전고를 울렸다. 울산은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경남(2부)과 맞대결에서 총 8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쳤다. 울산은 이청용, 아타루, 엄원상 김민우가 연속골을 넣었고, 경남은 전반 41분 수비수 이민기가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 속에 조상준 이민혁 이종언 설현진이 골을 터뜨리는 저력을 선보였다. 승부차기, 문현호(울산)와 고동민(경남) 두 골키퍼의 선방 대결에선 문현호가 판정승을 거뒀다. 문현호는 1번 이광선, 2번 유준하, 3번 이종언의 슛을 모조리 막아내는 영웅적인 활약으로 팀에 귀중한 8강 티켓을 선물했다. 5시즌 연속 코리아컵 8강에 진출한 울산은 2017년 이후 7년만의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이날 승리로 울산 부임 1207일 만에 100승 고지에 올랐다. 홍 감독은 K리그1 131경기에서 75승33무23패,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코리아컵에서 39경기 25승3무11패, 총 170경기에서 100승36무34패를 달성했다.

인천과 김천은 0대0, 성남과 충북청주는 1대1, 대전과 제주는 0대0으로 각각 비기며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렸다. 최종 승자는 인천, 성남이었다. 대전-제주전은 8경기 중 가장 늦게 끝났다. 그만큼 국가대표를 지낸 양팀 골키퍼 이창근(대전)과 김동준(제주)의 선방 대결이 뜨거웠다. 결국 8-7로 승리한 제주가 8강에 올랐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부임 두 번째 경기이자 홈 데뷔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정규시간 내에 끝난 경기는 김포와 전북, 부천과 광주전 두 경기 뿐이었다. 전북은 0대1로 패했다. 광주는 부천에 3대2로 승리했다. 7월17일 벌어질 8강에선 포항-서울, 김포-제주, 광주-성남, 울산-인천이 각각 격돌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