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 손준호(32)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에 복귀한다.
수원FC 구단은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손준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설이 불거진 지 채 하루도 안돼 나온 초쾌속 '옷피셜'이다.
포항제철 중고 출신의 '포항 유스' 손준호는 2014~2017년 포항 스틸러스 2018~2020년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며 K리그1 MVP에 오른 직후인 2021년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했다.
손흥민, 이재성, 김진수 등과 1992년 동기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후 2018년 신태용호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9년 EAFF E-1 챔피언십 우승,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을 이끌었고 국내 최고의 미드필더로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중 지난해 5월 뜻밖의 사건에 발목을 잡혔다.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 후 구속수사를 받던 중 사건 10개월 만인 3월 27일 전격 귀국했다.
손준호는 이후 K5 건융FC에 등록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최근까지 전 소속팀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연습경기에 나서는 듯 꾸준히 몸을 만들며 K리그 복귀 준비를 해왔다. 당초 전북행이 확실시됐으나 막판 세부 조율 과정에서 협상이 틀어지며 13일 수원FC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2016~2017년 포항에서 손준호와 사제의 인연을 맺었던 '포항 사령탑' 출신 레전드 최순호 단장이 중국에서 힘든 시간을 겪고 돌아온 제자를 품었다. 손준호 역시 포항 시절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련이 닥쳤을 때 따뜻하게 보듬으며 믿음과 기회를 부여한 스승 최 단장을 기억했다. 최 감독의 포항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전성기 기량을 되찾았듯 수원FC서도 '제2의 전성기'로 부활하길 팀도 선수도 함께 희망하고 있다. 최 단장은 손준호 영입에 대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포항에서 우리에게 축구는 곧 국가이고 축구의 이유는 항상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정신을 배웠다. 항상 한국 축구를 위해 뛰었다"고 돌아본 후 "수원에서 이렇게 다시 만난 게 운명이라면 수원FC를 위해 함께 뛰는 건 한국축구를 위해 뛰는 것이고 수원FC의 발전과정에 기여하는 건 한국축구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준호와 나눴다"고 했다.
2021년 중국 슈퍼리그 후 3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손준호는 "좋은 기억을 함께 한 선수들이 있는 수원FC에서 뛸 수 있어 기쁘다"면서 "팀 분위기가 좋은 수원FC에서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입단 포부를 밝혔다.
16라운드까지 리그 5위를 달리며 단단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샤프볼' 수원은 손준호 영입과 함께 '천재 미드필더' 윤빛가람, '영건' 정승원, 이재원, 강승윤이 건재한 최강의 중원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최 단장은 "이제 우리 팀이 어느 정도 안정됐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손준호가 들어오면 안정감이 더 생길 것이다. 중원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의 시선과 관련, 최 단장은 "성실성과 인성, 두 가지만 보면 된다. 준호는 자타공인 실력 있는 선수이고 성실하고 인성이 좋은 선수다. 중국에 가서도 잘했다. 앞으로 3~4년은 더 전성기를 보낼 수 있는 축구 스타일"이라고 단언했다.
계약 기간 및 연봉 등 구체적 조건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손준호는 14일 메디컬테스트, 계약서 최종사인으로 수원FC 입단 절차를 마무리했다. 20일 시작될 K리그 선수 추가 등록 후 K리그1 팬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
김은중 수원 감독은 "손준호는 무게감 있는 선수이고 능력 있는 선수다. 활용법을 잘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은 선수인 만큼 잘 살려보고 싶다. 이용, 윤빛가람, 지동원, 권경원 등 고참들과 함께 팀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