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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km 하이 패스트볼+140km 커터만으로도 OK. 편하게 웃는 2연승 '위기의 남자' "팔 올리는 그 작은 변화가 굉장히 중요했다"[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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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직구와 커터 2개면 충분했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위력적인 직구-커터 조합으로 두산 베어스 타선을 무력화시키며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시즌 6승째를 챙겼다.

LG 염경엽 감독이 외국인 투수 둘 중 1명을 교체하겠다고 선언했고, 차명석 단장이 외국인 투수를 보기 위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간 상황에서 케이시 켈리와 엔스의 생존 경쟁이 시작된 상황.

켈리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자 엔스도 역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이젠 외국인 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닌가하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날 엔스의 피칭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지난 5월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직구와 커터를 높은 존으로 던지기 시작하며 효과를 본 엔스는 이날도 빠른 계열의 공을 높게 던지면서 두산 타자를 잘 막아냈다.

이날 6이닝 동안 맞은 안타는 단 2개. 3회말 이유찬에게 맞은 2루타와 6회말 헨리 라모스에게 맞은 솔로포 뿐이었다. 그리고 볼넷 3개를 내준 것이 출루의 전부. 도루를 허용해 2루의 득점권 위기도 있었지만 엔스는 실점하지 않으면서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이날 엔스는 100개의 공을 뿌렸는데 이 중 60개가 직구였다. 최고 152㎞, 평균 149㎞로 매우 위력적이었다. 올시즌 엔스의 직구 평균 구속이 146.9㎞ 였기에 이날 컨디션이 꽤 좋았다. 좋은 직구에 더해진 커터로 두산 타자들을 속였다. 이날 6개의 삼진 중에 4개가 커터로 헛스윙을 뽑아낸 것이었다. 직구처럼 빠르게 오다가 떨어지니 타자들이 모두 속았다.

이날 엔스가 던진 커터는 24개. 직구와 커터가 총 84개로 84%를 직구-커터로 채웠다. 여기에 체인지업 6개, 커브와 슬라이더 각각 1개씩을 더했다.

구위가 좋은 직구를 높은 존으로 던지면서 타자의 정타를 막고, 여기에 커터를 더하니 타자들을 속일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엔스는 "타자들이 초반부터 활발하게 득점지원을 해줘서 기분이 좋았고 내가 할 일은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 타자와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했다"라며 "두산 라인업이 좋아 오늘 내 구종을 확실히 제구하고 게임 플랜을 이행하는데 집중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하이 패스트볼 전략이 이날도 통했다고. 엔스는 "오늘 경기 전략의 일부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었는데 잘됐다. 또 다른 구종을 직구와 똑같이 보이게끔 터널링에 좀 더 신경을 썼다"며 "직구와 커터가 같은 지점에서 터널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주는 것 같다. 직구를 높게 던지다가 커터를 던지면 타자들이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타자를 좀 더 혼란시킬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동안 부진하다가 최근 2경기서 좋아진 가장 큰 이유를 묻자 팔 각도의 변화라고 했다. 엔스는 "가장 큰 차이점은 릴리스 포인트였던 것 같다"며 "안좋았을 때는 팔 높이가 낮아 직구의 볼끝이 약했고 커맨드도 잘 안돼 안타를 많이 맞았다. 코칭스태프와 찾은 문제가 팔각도였고 그래서 위에서 아래로 찍으면서 던지게 됐다. 그 작은 변화가 굉장히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