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간식' 치킨 가격이 오름세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준 기본 프라이드 가격은 지난 5월 기준 2만 원을 넘어섰다. 양념, 시즈닝류 치킨 가격은 2만원대 후반이다. 치킨값 3만원 시대가 코앞이다. 인건비·배달비 상승, 가맹점 수익 개선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 요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오른 가격으로 인해 치킨 배달을 하는 것 자체가 가계에 부담을 주는 요소가 됐다.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치킨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배달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지 못하던 '대형마트 치킨'은 2022년부터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매출이 급증했다. 이마트 델리코너 치킨의 지난해와 2022년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49%, 30% 이상 늘었다. 올해도 지난 1월부터 5월 기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2%가 확대됐다. 롯데마트 치킨 매출 증가율도 지난해 20%, 2022년 25%, 올해 1월~5월까지 10%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치킨이 코로나 이전 만 해도 바로 튀겨 나오지 않는 특성상 '영혼이 없는 치킨'이라며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대형마트, 편의점은 치킨을 수익 상품이 아닌 손님 유인을 위한 미끼 상품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과거 프라이드·양념치킨 위주의 제품을 선보였지만 다양한 치킨 메뉴를 추가로 소비자 관심을 받으며 매출을 더욱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한 배달 치킨 가격 인상 영향이 컸다. bhc는 지난해 대표 메뉴인 뿌링클 가격을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굽네치킨은 지난 4월 고추바사삭 가격을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각각 올렸다. BBQ는 4일부터 황금올리브치킨을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인상한다. 배달 치킨 주문시 할인 없이 배달비까지 내면 비용이 최고 3만원대에 달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대형마트 치킨이 우위에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특별한 시즌성 이벤트 없는 기간 치킨을 '손님 모으기용 상품'으로 활용, 종종 기존가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경쟁력은 더욱 뛰어나다. 롯데마트는 6월 5일까지 '큰치킨'과 '크런치 콘소메 치킨'을 각각 8994원과 9990원에 선보인다. 대형마트 3사는 뼈 있는 치킨의 경우 모두 국내산 냉장 생닭을 사용하고, 튀김 기름도 콩기름 등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한다.
동네 편의점도 치킨 제품 경쟁력 확대에 나서며 고객 몰이에 나섰다. GS25는 자체 즉석 치킨 브랜드 '치킨25'를 통해 600g 순살치킨인 '쏜살치킨'을 1만1900원에 판매하는 등 주문 조리 치킨과 조각치킨, 닭꼬치 등 40여 종의 치킨 상품을 판매 중이다. 매장에 전용 튀김기를 비치, 직접 매장에서 조리해 맛도 뛰어나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GS25의 치킨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기준 지난해 29.8%, 2022년 23.5%가 올랐다. 올해는 1~5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30.5%가 늘었다.
CU의 경우 치킨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기준 지난해 51%, 2022년 35.6%였다. CU의 조각 치킨과 꼬치류는 평균 2000원대 중반이며 자이언트 순살치킨은 8900원, 프라이드 치킨은 9900원으로 1만원 이하로 초중고 학생을 비롯해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치킨은 한끼 음식, 요리를 넘어 국민 간식이란 이미지가 강한 제품"이라며 "소비자의 관심이 많은 만큼 가성비를 앞세운 미끼상품으로 주변 제품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동시에 제품 자체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1만원 이하 치킨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