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런 것을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고 하는 것. 김호중이 거듭된 거짓말로 실형 위기에 놓였다.
박건호 변호사는 31일 방송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김호중이 처음 사고를 내고 차에서 내려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저 정도로 끝나고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소속사 막내 매니저에게 직접 전화해 범인도피교사 혐의가 더해졌다. 특가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는 이미 실형이 포함된 죄이기에 징역 3년 이상의 실형 선고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호중은 이날 서울강남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김호중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지난 24일 구속된 뒤 약 7일간 유치장에 있었던 김호중은 오전 8시쯤 경찰서 유치장에서 다리를 절뚝이며 등장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한 뒤 호송차에 올랐다. 이날 취재진은 "사고 당시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는 입장이 여전하느냐", "송치를 앞두고 할 말은 없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김호중은 한 마디만을 남긴 채 송치됐으며 사고를 은폐하는 데 관여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본부장 전모 씨, 매니저 장모 씨도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오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사고 뒤 현장을 이탈했던 김호중은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김호중을 대신해 경찰서를 찾았던 매니저는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했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의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 했던 정황이 나타난 상태다.
음주 의혹을 부인해왔던 김호중은 창원 공연을 마치고 나서인 19일 돌연 입장을 바꾸며 음주를 시인했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호중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이었다고 보고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경찰은 사고 직전 김호중이 비틀거리며 차에 타는 CCTV 영상도 확보한 상태인데, 김호중 측은 최근 공연 영상 등을 근거로 들어 '평소 걸음걸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날 김호중이 절뚝이며 호송차에 탑승한 것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절뚝이며 걸어나온 김호중이었지만, 평소와 사고 직전 음주운전 의혹 당시에 김호중의 걸음걸이가 다르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31일 강남경찰서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김호중의 사고 직전 걸음걸이와 평상시 걸음걸이가 다르다는 법보행분석 감정 결과를 받아 검찰에 넘겼다. 절뚝이며 등장한 김호중에 경찰은 "김호중의 발목이 다친 이력은 없다"고 했고, 소속사는 "원래 발목이 좋지 않다"고 반박했던 상황. 그러나 거듭된 거짓말로 인해 사태는 좋지 않은 형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에 김호중의 실형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팬들은 김호중의 선한 영향력을 봐달라는 호소를 이어가는 중. 그러나 이미 스스로가 불러온 거짓말로 일을 그르쳐왔던 김호중에게 '선한 영향력'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이질적이다. 1991년생으로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할 나이가 되고도 남았을 33세의 김호중이 이번 판단으로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