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파리 가는 과정일뿐,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세계 최강' 남녀 양궁 대표팀의 이구동성이었다. 남녀 양궁 단체전은 2024년 파리올림픽의 가장 믿음직한 금메달 후보다. 한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 리커브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확률이 높은게 남녀 단체다. 여자 대표팀은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10연패에 도전하고, 남자부 역시 2016년 리우 대회 이후 3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남녀 대표팀 모두 세계랭킹 1위를 자랑한다.
26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월드컵 시리즈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다음으로 권위가 높다.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리커브 대표팀은 26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독일에 5대1(57-55 55-53 56-56) 완승을 거뒀다. 지난 4월 상하이에서 열린 1차 월드컵에서 복병 인도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깔끔하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16강에서 인도네시아를 6대0, 8강에서 일본을 6대2로 꺾은 남자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5대1로 꺾은데 이어 독일마저 압도적인 기량을 앞세워 물리쳤다.
반면 임시현(한국체대),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의 여자 대표팀은 결승에서 중국에 석패했다. 1, 2세트를 동점으로 마친 대표팀은 3세트에서 승리하며 승기를 잡나 했지만, 4세트에서 패하며, 승부를 슛오프까지 끌고 갔다. 슛오프에서도 19-19 동점이었지만, 중국의 10점이 센터에서 더 가까워,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여자 대표팀은 1, 2차 월드컵 모두 중국에 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선수들의 시선은 역시 파리올림픽만을 향해 있었다. '맏형' 김우진은 "상하이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선 2위를 했지만, 예천에서 1위를 차지해 기쁘다. 이번 대회를 발판삼아 파리 올림픽까지 잘 끝내보겠다"고 말했다. '여자 에이스' 임시현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올림픽까지 두 달이 남은만큼 더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남녀 모두 개인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단체전을 정조준한 모습이다. 김우진은 "함께 고생하는 만큼 단체전(금메달)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결과만을 생각하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과정을 계속 밟아 가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과정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임시현은 "단체 10연패만을 생각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다 경험이다. 이번 대회에서 액땜했다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 전 국내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국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대표팀은 6월18일부터 23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3차 대회를 한차례 더 소화한다. 7월 2일부터 4일까지 국내에서 파리올림픽과 같은 환경을 조성해 열리는 스페셜 이벤트를 끝으로 올림픽 준비를 마무리한다.
예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