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히려 잘 버텼다고 해야 맞는 것 아닌가."
올 게 온 것인가. 반등의 여지는 있을까.
키움 히어로즈가 꼴찌로 추락했다. 키움은 24, 25일 KT 위즈에 연달아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50경경기를 치르고 20승30패,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10경기 4승6패로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하위권에 추락했던 KT,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힘을 내며 키움이 손해를 보게 된 케이스다.
프로 스포츠에서 최하위는 가장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이다. 키움은 지난 시즌에도 10위였다. 2년 연속 꼴찌를 하고 싶은 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키움이 꼴찌로 떨어졌다고 해도 손가락질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주목해야 한다. 오히려 지금까지 정말 잘 버텼다.
올시즌 전 대다수의 전문가가 키움의 고전을 예상했다. 더 냉정한 시선은 키움이 '1약'으로 홀로 고립될 거라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역대 최악의 전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단 선발진 구성조차 힘들었다. 토종 선발 3자리가 아무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다. 안우진(군 입대) 최원태(LG 이적)의 공백을 매울 대책이 없었다.
그렇다고 불펜이 강하지도 않았다. 왕년의 마무리 조상우가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왔다지만, 당장 조상우를 마무리로 쓰는 결정을 내리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었다. 마무리 조상우까지 가는 길에 무너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홍원기 감독은 조상우를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쓰겠다고 했었다.
타선은 마운드보다 사정이 나았지만, 그래도 다른 구단과 비교하면 약했다. 홈런을 펑펑 칠 수 있는 타자가 전무했다. 외국인 선수 도슨도 투수, 타자 통틀어 가장 몸값이 싼 선수였다. 김혜성 정도가 A급 선수로 분류될 수 있었지, 나머지 선수들은 홍 감독의 구상에 100% 확신을 주지 못하는 선수들이었다.
개막 4연패. '1약'이 현실화 되나 했지만 키움은 곧바로 7연승을 해버리며 중위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후 연패도 했지만, 연승도 하고 5월 초까지 제법 잘 버티는 모습이 대단했다. 5월2일 기준 순위가 6위였다.
홍 감독의 용병술이 훌륭했다. 없는 살림에 이형종, 이주형, 김동헌, 이재상, 장재영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타선에서는 고영우라는 신데랄라를 발굴해냈고, 도슨을 '가성비 최강' 공포의 2번으로 변모시켰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인범, 마무리 주승우 등 새로운 스타들을 만들어내 구멍을 막고, 또 막았다.
하지만 아무리 땜질을 잘 하더라도, 결국은 균열이 생기기 마련. 5월 들어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키움이 야구를 못 한다기보다, 가진 전력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꽤 오랜 기간 잘 버텼다고 보는 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제 키움이 남은 시즌을 꼴찌 자리에서 보낼 거라 단정지을 수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후라도, 헤이수스 2명의 외국인 선발진은 매우 안정적이기에, 나머지 토종 선발 1~2명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아주고 타선이 한 번 상승세를 타면 키움이 또 반전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른 팀들이 키움을 만나 방심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키움의 시즌은 아직 끝이 아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