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공연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자숙은 공연 후"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김호중이 24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가운데 하루 전날인 오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를 강행한다.
지난 22일 김호중은 소속사를 통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23, 24일 열린 공연을 마친 후라는 단서를 달았다.
소속사는 "김호중은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라고 알렸다.
이어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모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결과에 따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숙이라는 말과 달리 공연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틀 간 열리는 공연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법원의 영장실질검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24일에 잡히면서 24일 열린 공연이 불투명해진 것.
네티즌들 역시 이런 김호중의 입장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냈다. 네티즌들은 "이런 선택적 자숙은 보다보다 처음본다", "이게 자숙 맞나요?", "은퇴가 아닌 자숙?"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부딪힌 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사고 발생 3시간 뒤에 매니저는 김호중이 사고 당시에 착용하던 옷을 입고 경찰에 대리 출석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김호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호중과 소속사는 사고 발생 후 열흘간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줄곧 부인해 왔다. 그러나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창원 마지막 공연 직후인 19일 오후 음주운전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김호중은 소속사를 통해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김호중은 21일 오후 2시께 음주운전 인정 후 처음으로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 출석 약 8시간 30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죄인이 무슨 말 필요하겠나. 조사받았고, 앞으로 남은 조사 잘 받도록 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힌 채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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