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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타격폼에 너무 빠져 있다" 득타율 3할 안되는 외인 타자, 과연 바뀔 수 있을까[고척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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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자신의 루틴과 타격폼에 너무 빠져 있는 것 아닌가 싶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활약상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데이비슨은 20일까지 38경기 타율 2할8푼6리(147타수 42안타) 10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 0.920)이다. 홈런 수나 OPS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전반적인 스탯이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올 시즌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데이비슨에 비해 타율이 낮은 선수는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브리토(2할6푼2리) 뿐이다. 5월 홈런 수는 3~4월(5개)과 비슷하지만, 타율은 3할2리에서 1푼 이상 떨어진 상태.

장타 생산 비율도 높은 편은 아니다. 홈런 10개에 2루타 이상 장타가 8개에 불과하다. 이달 들어 2루타는 단 1개뿐. 홈런으로 타점을 만들고 있으나, 정작 팀이 원하는 순간 한방을 터뜨려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격 물꼬를 터주는 역할도 쉽지 않다. 데이비슨의 주자 없을 때 타율은 2할9푼2리, 득점권 타율은 2할9푼4리다. 하지만 이닝 선두 타자 내지 무사 상황에선 타율이 2할1푼1리에 불과하다.

강 감독은 "전반적인 활약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주자 있을 때 삼진 수가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루틴이 확고한 선수다. 경기 전 실내 타격 뿐만 아니라 상대 투수 영상을 길게 보고 매 경기에 임한다"면서도 "실전에선 타석에서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본인의 루틴이나 타격폼에 너무 빠져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경기 전 루틴은 선수가 더 좋은 경기를 만들기 위한 준비 단계. 오랜 시간을 들여 터득한 자신만의 영업비밀이기도 하다. 코칭스태프들이 선수 루틴, 그것도 미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선수의 루틴을 손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강 감독도 "감독 생활을 하면서 외국인 선수와 루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면서도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도록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정 경기 중인 만큼 일단은 지켜볼 생각이다. 안방으로 돌아가게 되면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데이비슨은 주중 3연전 첫 날이었던 21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삼진 2개 포함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도 1회 2사 1루, 2회 1사 1, 2루에서 각각 범타로 물러났고 이후 연속 삼진을 당하는 등 4번 타자 다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키움을 잡고 3연패를 끊은 강 감독의 머릿 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