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024시즌 K리그1(1부)을 관통하는 핵심 명제다.
1라운드 로빈을 마친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 눈여겨 볼 기록이 있다. 추가시간 득점이다. 지금까지 치러진 66경기에서 무려 26골이 후반 추가시간 나왔다. 현재까지 터진 175골의 14.8%에 달하는 수치다. 예년 기록을 보면 올 시즌 추가시간 득점은 단연 도드라진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 추가시간 터진 골은 단 6골에 그쳤다. 2021시즌, 2022시즌에는 각각 11골이었다.
경기당 수치를 봐도, 올 시즌 흐름은 단연 압도적이다. 올 시즌 경기당 0.39골이 추가시간에 나왔다. 지난 시즌 치러진 228경기 중 59골이 추가시간에 터졌는데, 계산해보면 경기당 0.26골이다. 51골과 53골이 추가시간에 나온 2021시즌과 2022시즌은 각각 경기당 0.22골과 0.23골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무려 88골이 추가시간 나온다는 뜻이다.
추가시간 득점이 의미가 있는 것은 승점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26골 중 절반인 13골이 승점으로 바뀌었다. 그 중 10골이 결승골이었다. '극장승'은 승점 3점도 3점이지만,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포항은 광주(1대0), 대전(2대1), 전북전(1대0)에서 추가시간 득점으로 3승을, 수원FC는 인천(1대0), 대구(1대1), 제주(2대1), 광주전(2대1)에서 3승1무를 챙겼다. 포항이 선두를, 수원FC가 5위에 올라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포항은 올 시즌 추가시간에 가장 빛나는 팀이다. 무려 6골을 추가시간에 넣었다. 올 시즌 넣은 18골 중 3분의 1을 추가시간에 기록했다. '태하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그 중 '추가시간의 사나이' 정재희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정재희는 두 번의 결승골 포함, 4골을 추가시간에 기록했다. 정재희는 7골로 현재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4골을 기록 중인 수원FC도 추가시간이 반가운 팀 중 하나다. '해결사' 이승우가 추가시간에만 2골을 넣었다.
추가시간 득점이 늘어난 것은 추가시간 자체가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다. 올 시즌 추가시간은 경기당 평균 7.36분이 주어지고 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의 여파로 추가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지난 시즌 6.15분보다도 1분 이상 늘어났다. 카타르월드컵을 기점으로 주심들이 추가시간을 예전 보다 길게 주고 있다. 정규시간 중 중단으로 실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 시간을 최대로 고려해 추가시간을 길게 잡아주는 것이다. FIFA의 이런 흐름을 각국 프로리그에서도 똑같이 따라가고 있다. 참고로 2021시즌과 2022시즌의 경기당 평균 추가시간은 각각 3.97분과 4.13분이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뛰는 팀이 승점을 가져갈 수 있다. 지금처럼 전력차가 크지 않은 올 시즌에는 이 추가시간에서 팀간 희비가 더 엇갈리고 있다. 물론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명승부 속출로 팬들은 더 짜릿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