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병원비와 약값 인상까지 보태지고 있다. 지난해 결정된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분이 올해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소화제와 감기약 등 일부 상비약의 물가 상승폭은 전체 소비자물가의 2∼4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입원진료비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2017년 3분기(1.9%) 이후 6년 반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해 1.8% 올랐던 외래 진료비도 올해 1분기 2.0% 오르며 다시 상승세다.
한방과 치과진료비는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치과진료비는 1분기 3.2% 올라 2009년 3분기(3.4%)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고, 한방진료비도 3.6% 오르며 2012년 4분기(3.7%) 이후 11년여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진료비가 일제히 오른 것은 지난해 결정된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에 따른 것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의 평균 인상률은 1.98%다. 약값의 본인부담액도 수가 인상폭만큼 올랐다. 소화제는 올해 1분기 11.4%, 감기약은 7.1% 상승했고, 피부질환제(6.8%), 비타민제(6.9%), 진통제(5.8%), 한방약(7.5%) 등도 같은 기간 전체 물가 상승률(3.0%)을 웃돌았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