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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을 포기한 그 시점, "SD는 서울서 타격왕 달라고 MIA와 흥정", 전화위복 계기 되길[스조산책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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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고우석에 대한 샌디에이고의 선택은 '콜업'도 '방치'도 아닌 '트레이드'였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달 가까이 적응 피칭을 하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마이애미 말린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ESPN은 4일(이하 한국시각)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아직 몇 달이 더 남은 시점인데 올시즌 첫 블록버스터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루이스 아라에즈가 샌디에이고로 향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최근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좌타 아라에즈를 영입하기 위해 고우석을 비롯해 유망주 외야수 딜런 헤드와 제이콥 마시, 외야수 겸 1루수 네이선 마토렐라 등 4명의 마이너리그 선수를 내주게 됐다.

ESPN은 '메디컬 절차를 마치면 트레이드가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트레이드는 지난해 11월 말린스 구단을 맡게 된 피터 벤딕스 사장이 처음으로 단행한 의미있는 전력 정비'라면서 '상대팀 파드리스의 책임자인 AJ 프렐러 단장이 또 다시 공격적인 딜을 성사시켰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컨택트 히터인 아라에즈는 후안 소토가 뉴욕 양키스로 떠난 뒤 파드리스 타선에 부족했던 좌타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또 다른 매체 디 애슬레틱은 '파드리스는 스프링트레이닝, 정확히는 서울시리즈에서 돌아온 직후 아라에즈에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 딜런 시즈를 영입한 프렐러 단장은 메이저리그서 가장 공격적인 단장이다. 작년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뒤에도 그는 자리를 보전했으며, 아라에즈를 데려와 좌타 라인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반면 말린스는 시즌 초 최악의 부진에 빠지면서 팀 로스터를 재정비할 이유가 커졌다. 아라에즈를 내보낸 것은 2024년을 이미 포기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이미 지난 3월 중순 마이애미 구단에 아라에즈에 대한 관심을 본격 드러냈다는 얘기가 된다. 공교롭게도 고우석의 부진이 깊어 개막 엔트리 등록 여부가 고민이었던 시점이다.

고우석은 애리조나 시범경기에서 5경기에 등판해 4⅓이닝을 던져 홈런 1개를 포함해 8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6실점했다. 평균자책점 12.46, WHIP 2.31, 피안타율 0.364를 기록했다. 이어 시즌 개막 직전 열린 '친정' LG 트윈스와의 스페셜 게임에서도 홈런 1개를 포함해 2안타를 허용하고 2실점했다.

결국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는다는 구단 발표가 나왔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사실상 포기한 시점이라고 봐야 한다.

의아한 것은 샌디에이고는 타선보다 마운드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는 점이다. 내셔널리그에서 팀 타율(0.250) 5위, 평균 득점(4.79) 7위, 팀 홈런(34) 4위로 공격력은 중상위권이지만, 마운드는 평균자책점(4.23) 11위로 하위권에 처져 있다.

물론 소토의 공백을 메울 필요는 있었다. 아라에즈는 타율 3할을 보장하는 정확성이 뛰어난 타자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AL, NL 타격왕에 올랐다. 2년 연속 양 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역대 최초의 선수다.

아라에즈는 이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행을 확정하기 위한 메디컬 체크를 받기 위해 이미 팀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까지 타율 0.299(137타수 41안타), 5타점, 22득점, OPS 0.719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즈를 주로 지명타자로 쓸 계획이다. ESPN은 '아라에즈는 파드리스의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단은 지명타자 자리를 제이크 크로넨워스, 잰더 보가츠, 매니 마차도도 함께 순환시켜 맡길 계획'이라며 '보가츠는 파드리스의 주전 2루수'라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트레이드에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한 고우석은 마이애미에서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ESPN은 'KBO에서 7시즌을 뛴 뒤 지난 오프시즌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달러, 3년째 상호 옵션의 조건으로 계약한 고우석은 스프링트레이닝서 불펜 자리를 얻지 못하고 더블A 샌안토니오로 배치돼 10경기에서 12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고우석은 샌안토니오 미션스 소속으로 10경기에 등판해 2패, 1홀드, 1세이브,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4.38, WHIP 1.46, 피안타율 0.280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22일 코퍼스크리스티 훅스(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와의 원정경기에서 1이닝 동안 3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2실점하는 최악의 피칭으로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함께 떠안았다.

하지만 24일 위치타 윈드서지(미네소타 트윈스 산하)와의 홈경기에서 1이닝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을 찾은 이후 지난 2일 아칸소 트래블러스(시애틀 매리너스 산하)와의 홈경기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빅리그행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 기간 4⅓이닝 동안 2안타, 3볼넷을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아내는 역투를 펼친 것이다.

덕분에 6.65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을 4점대로 낮췄다. 고우석이 마이애미에서 금세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으나, 빅리그 불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앤서니 벤더(4홀드 7.62), 앤드류 나디(4홀드 7.62), 식스토 산체스(1홀드 8.36), 조지 소리아노(2홀드 10.29) 등 불안한 불펜투수들이 많다. 게다가 2홀드, 평균자책점 1.83으로 잘 던지던 우완 셋업맨 브라이언 호잉은 지난 4일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금은 마무리 태너 스캇(4세이브, 2.77)과 데클런 크로닌(0홀드, 1.69), 버시 스미스(1홀드, 3.31), 캘빈 포셔(2홀드, 1.69) 정도가 안정적이다.

고우석은 올해와 내년 연봉이 각각 175만달러, 225만달러이고 2026년 바이아웃이 50만달러로 몸값 자체가 스몰마켓 구단인 마이애미에 부담스럽지 않다. 반면 아라에즈는 올해 연봉만 1060만달러에 이르고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가 되기 때문에 마이애미가 더이상 품기 어려운 거물급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