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압도적인 1순위가 없다."
7개 팀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아시아쿼터 남자부는 전날 여자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하루 앞서 열린 여자부 아시아쿼터에서는 1순위가 확실했다. 모든 팀이 1순위를 뽑는다면 미들블로커 장위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과연 그를 어느 팀이 뽑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결국 1순위를 뽑은 페퍼저축은행이 장위를 품었다.
남자부는 이구 동성으로 최고라고 말하는 선수가 없었다. 구단마다 물어보면 "OO번도 괜찮고, OO번도 좋아 보인다"정도의 멘트만 나올 뿐이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좋은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자신들이 선호하는 선수를 정확히 말하는 것을 꺼렸다. 구단들도 아직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이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있고, 우리카드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이란 남자 대표팀 감독도 맡고 있어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나머지 5개 구단 감독들이 모두 참가해 선수들을 눈여겨 봤다.
남자부의 경우는 7개팀이 똑같이 10개씩의 구슬을 넣고 순번을 뽑기 때문에 운이 지배한다.
그래서 순서대로 7명의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몇 순위에 뽑히느냐, 앞 순위에 누가 지명되느냐에 따라 자신들이 선택할 선수를 차례로 택해야 한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을 보기위해 제주도로 향한 남자부 7개팀 관계자들은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맥이 빠졌다.
한국행을 신청했던 30명 중 무려 7명이 개인 사정과 비자 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탓이다. 특히 이 중 6명이 이란 선수들이었고, 구단들이 지명을 고려했던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아미르하산 파하디나와 미들블로커 세예드 모하마드 무사비는 제법 높은 평가를 받아 상위 순번 지명이 유력했던 선수였다.
그럼에도 옥석을 가려 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아야 하는 상황. 지난 시즌에 뛴 4명의 재신청 선수를 제외한 23명의 새로운 신청 선수들은 1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첫 연습경기를 가졌다.
새롭게 리스트를 작성해야 하는 각 구단 감독,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들은 유심히 선수들을 지켜봤다. 현장에서 새롭게 눈에 띈 선수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리스트에도 상위권에는 이란 선수들이 많았다. 그리고 2일 두번째 연습경기에서 각 구단은 또다시 리스트를 수정했다.
첫날과 둘째날 선수들의 플레이가 달랐다는 평가. 첫날에 눈에 띄지 않은 선수 중에서 둘째날에 두각을 나타낸 선수도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여자부의 경우 상위 픽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이 정해지다보니 마지막 3일째 연습경기는 취소했다.
하지만 남자부는 좀 더 보기로 했다. 드래프트를 하게 되는 3일 오전에 마지막 연습경기를 하기로 했다. 이틀째 선수들의 모습이 달랐으니 사흘째에도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막판까지 각 구단의 고심이 크다.
현재 제주에 온 23명을 포지션 별로 나누면 아웃사이드 히터 13명, 아포짓 스파이커 5명, 미들 블로커는 3명, 세터 2명이다.
그래도 남아 있는 이란 선수들 중에서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고, 중국 역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많은 팀들이 아웃사이드 히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 순번에 따라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에 재신청한 바야르사이한(OK금융그룹), 에디(삼성화재), 리우훙민(KB손해보험), 료헤이(한국전력) 등에 대해 재계약을 한 구단이 없었다. 이들도 3일 드래프트시장에서 타구단의 부름을 기다리게 됐다. 제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