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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영 안데려왔으면 어쩔뻔 했나" 2루수→3루수→유격수, 홀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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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LG에서는 1,2군 오가는 백업에 불과했지만, 롯데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트레이드 성공작' 손호영의 존재감이 폭발한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지 한달이 됐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LG 트윈스와의 1대1 트레이드로 내야수 손호영과 투수 우강훈을 맞바꿨다.

내야 사정이 워낙 시급했다. 롯데는 2023시즌을 앞두고 외부 FA로 영입한 주전 유격수 노진혁과 삼성에서 데려온 이학주가 있고, 지난해까지 2루수 자리를 책임졌던 안치홍이 건재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노진혁이 지난 시즌에도 2할5푼7리의 타율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데다 안치홍은 두번째 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했다. 이학주 기용에도 변수가 많은 상황. 베테랑 김민성을 사인앤드트레이드 방식으로 영입했으나 한동희도 오는 6월 상무에 입대하고, 기대주 나승엽이 어느정도 주전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보강이 필요했다.

손호영 트레이드는 김태형 감독이 필요에 의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성사됐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국내 독립리그를 거쳐 2020년 LG에 입단했던 손호영은 LG에서는 주전이 아니었다. 꾸준히 가능성 있는 내야수로는 꼽혔지만, LG에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자리가 워낙 굳건했고 그나마 틈이 있었던 2루 자리 역시 지난해 우승을 통해 신민재가 꿰차면서 1군 출장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다.

트레이드 성사 당시, 어린 유망주 투수 우강훈을 아까워하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어차피 1군에서 다듬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는데다 지금 당장 성적이 절실한 롯데의 사정을 살펴봤을때 손호영이 반드시 필요했다.

트레이드 한달. 손호영은 롯데 내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했다. 보통 기회가 주어져도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선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손호영은 현재 롯데의 2루, 3루 그리고 유격수 수비까지 나서면서 내야 만능 요원이자 주전 타자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지난 주말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했다. 또다시 3연패.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와중에 팀 타선 전체가 차갑게 식어서 제대로 상대를 위협도 못해보고 3경기를 내리 졌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손호영은 빛났다.

3경기 모두 안타를 기록했고, 28일 경기에서는 솔로 홈런까지 터뜨렸다. 롯데가 1-2로 뒤지던 2회초 NC 선발 투수 신민혁을 상대로 홈런을 기록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팀은 아쉽게 최종 스코어 3대5로 패했지만, 손호영은 28일까지 월간 타율 3할1푼7리(82타수 26안타) 2홈런 15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내야 어느 포지션에 갖다놔도 수비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가 라인업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자체만으로도 지금 팀 상황에서는 큰 위안이 된다. 김태형 감독도 "손호영이 혼자 다한다"며 미소지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손호영 잘 데리고 왔다"며 호평이다.

이제 트레이드 이적 직후 한달간 보여준 활약을 얼마나 꾸준히 유지하느냐가 손호영에게 주어진 과제다. 김태형 감독 부임 첫해인 올해, 롯데는 큰 전력 보강 없이 유출만 있는 채로 개막을 맞이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그 여파가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보여지는 상황이다. 특히나 타선이 빈약해 각종 공격 지표에서도 최하위권이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