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맨유 레전드 출신 축구 해설가 리오 퍼디낸드가 올 시즌 첼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할 수 없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했다.첼시가 24일 아스널 원정에서 0대5로 대패한 직후다. 첼시는 이날 전 첼시스타 카이 하베르츠와 수비수 벤 화이트에게 각각 멀티골을 내주며 굴욕을 맛봤다.
한동안 잠잠했던 포체티노 경질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토드 보엘리 구단주 취임 이후 수십억 파운드를 투자했지만 지난 시즌 12위에 그쳤고, 이날 아스널전 패배로 유럽챔피언스리그 복귀는 산술적으로 불가해졌다.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며 팬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퍼디낸드는 첼시의 이적 정책이 기존의 베테랑 선수보다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지닌 어린 선수 중심인 만큼 포체티노 감독에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온 포체티노의 스쿼드를 옹호했다. 퍼디낸드는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잠재력을 위해 10억파운드를 썼다면 감독을 해고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 첼시가 경영 측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가 매우 흥미롭다"면서 "포체티노 감독이 시즌 후 평가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할 말 중 하나는 '무엇을 기대하시나요'라는 말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저는 가장 어린 선수단을 보유했고, 많은 잠재력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 팀 전체에 완제품은 없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말했듯이 경기 중 힘든 순간에 경험은 어디에 있을까?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줄 선수와 캐릭터는 어디 있을까. 벤치에 있는 선수중엔 티아고 실바가 있었지만 그는 38세다 선수들은 경험을 쌓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퍼디낸드는 첼시의 영입 전략을 사비 알론소의 레버쿠젠과 직접 비교했다. 똑같이 어린 스쿼드지만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레버쿠젠 역시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그라니트 사카, 요나스 호프만 등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으며 신구 조화 속에 120년 만의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퍼디낸드는 "현재 유럽에서 결과적인 면에서 최고의 팀은 바이엘 레버쿠젠이다. 그 팀 스쿼드엔 많은 젊은 선수들이 있다. 그런데 알론소가 데려온 주요 선수 중 한 명이 누구였나. 바로 사카였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시장에 나가서 사카를 데려왔다. 경험을 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첼시는 주말 애스턴빌라전에 이어 토트넘, 웨스트햄, 브라이턴 등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이 줄줄이 잡혀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아스널전 0대5 대패 직후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미래를 바라보기가 어려워졌다. 이 경기 후 우리는 실망감을 느낀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목표를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FA컵 준결승 맨시티전(0대1 패)처럼 싸운다면 괜찮지만 오늘처럼 경기한다면 우리가 유럽에서 싸울 자격이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짚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