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이강인(PSG)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활짝 웃었다. 지켜보던 손흥민(토트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8강에서 EPL 클럽이 전멸했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부터 바뀌는 챔피언스리그 참가 조건에 직격탄을 맞았다. 프리미어리그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보너스 티켓 1장을 놓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프리미어리그 5위 토트넘이 직접적인 피해자다.
18일(한국시각) 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이 완성됐다. PSG와 도르트문트, 바이에른과 레알 마드리드가 8강을 뚫었다. 이강인과 김민재가 유럽 최고의 무대 결승 격돌하는 시나리오까지 그려진다. 반면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위해 반드시 4위를 탈환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유럽축구연맹은 2024~2025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팀을 32개에서 36개로 확대했다. 리그 계수 5위 국가가 한 장을 가져간다. 프랑스 리그1이 유력하다. 종전에는 2위까지만 자격이 주어졌다. 다른 한 장은 자국리그 우승을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던 변방 리그 중 한 곳에 배정된다. 나머지 두 장은 직전 시즌 유럽대항전 성적 상위 1, 2위 리그에 돌아간다.
프리미어리그는 4위까지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에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5위까지 포함되는 것이다. 이 '성적'은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를 모두 반영한다. 각 라운드 승리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해 복잡한 계산식을 거쳐 '리그 계수'로 환산한다.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앞둔 시점에서 세리에A가 여유로운 1위였다. 분데스리가는 프리미어리그를 매우 근소하게 앞선 2위였다.
그런데 8강에서 희비가 갈렸다. 분데스리가 클럽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은 모두 4강에 안착했다. 아스널은 바이에른에, 맨시티는 레알에 무릎을 꿇었다. 이 결과로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의 리그 계수는 더욱 벌어졌다. 종전 16.785대 16.750에서 17.642대 16.875로 멀어졌다. 프리미어리그는 대역전 기회였던 8강에서 무너졌다.
실낱 같은 희망은 있다. 유로파리그와 컨퍼런스리그에 아직 생존한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있다. 웨스트햄이나 리버풀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고 애스턴빌라가 컨퍼런스리그에서 우승하고,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이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모조리 탈락하면 막판 뒤집기를 꿈꿀 만하다.
그보다 토트넘이 자력 4위를 쟁취하는 길이 빠르다. 토트넘은 32경기서 승점 60점으로 5위다. 4위 애스턴빌라는 33경기 승점 63점으로 5위다. 토트넘이 한 경기가 더 남아 유리해 보이지만 대진을 보면 가시밭길이다. 토트넘은 아스널, 첼시, 리버풀, 번리, 맨시티, 셰필드를 상대한다. 맨시티와 아스널, 리버풀은 리그 1·2·3위다. 세 팀 모두 우승 가능성이 확실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전망이다. 애스턴빌라는 본머스, 첼시, 브라이턴, 리버풀, 크리스탈팰리스전이 남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