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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26홈런→8년차에 거포 변신?' 김혜성, 벌써 시즌 5호포 '쾅' 美스카우트에 강력 어필 [고척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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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정후의 뒤를 이어 미국 도전을 선언했을 때 아무도 웃지 않았다. 비록 장타는 없지만, 김혜성이라면 해볼만한 도전이라는 시선이었다.

하지만 이제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김혜성에 대한 평가를 수정해야할 것 같다. 데뷔 8년만에 '거포' 2루수로 거듭났기 때문.

김혜성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1-1로 맞선 3회말 1사1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5호.

쿠에바스의 초구, 137㎞ 컷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쪽으로 들어왔고, 김혜성은 그대로 시원하게 당겨쳤다. KT 중견수 안치영이 필사적으로 따라가 펜스에 몸까지 던졌지만, 김혜성의 타구는 높이 4m의 고척돔 담장을 훌쩍 넘어 관중석에 꽂혔다. 김혜성을 보기 위해 찾아온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스카우트 앞에서 쏘아올린 아치였다.

원래 김혜성은 전형적인 교타자였다. '호타준족'이라 부르기에도 다소 장타력이 아쉬웠다. 데뷔 7년간 홈런 개수가 26개에 불과하다. 2020년과 지난해 7개의 아치를 그린게 단일시즌 커리어 최다 홈런이다.

다만 2년전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2022년 생애 첫 장타율 4할(0.403)을 넘긴 김혜성은 지난해에는 0.446으로 한층 끌어올렸다. 다만 이때도 7개의 홈런보다는 29개의 2루타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겨울 김혜성은 장타력을 늘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타고난 거포'라는 말이 있듯이, 장타력이 후천적으로 쉽게 늘어나는 재능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올시즌 분명히 달라졌다. 김혜성은 18경기만에 5개의 홈런을 치며 이날 현장을 방문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향해 자신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어필했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투수가 140㎞ 직구를 던진다고 해서 쉽게 구속 10㎞를 끌어올릴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홈런 5개 치던 타자가 갑자기 30홈런 타자가 될순 없다. 그런데 김혜성은 그렇게 하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김혜성이 원래 올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복귀를 타진했었다. 그런데 홍원기 감독은 '2루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면서 장타를 늘려보는 건 어떠냐'고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