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신태용 인도네시아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공개 석상에서 이례적으로 판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 감독은 1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24년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0-2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분노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자카르타 글로브에 따르면, 신 감독은 경기 후 "카타르에 축하를 전한다. 우리 선수들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리가 수적으로 열세이고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다"고 운을 뗀 뒤 본격적으로 판정에 대한 이야기에 돌입했다.
그는 "경기 전반에 걸쳐 심판의 판정 중 상당수가 좋지 않았다"며 "축구는 코미디쇼였고, 굉장히 과도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후반 1분, 네덜란드 태생인 미드필더 이바르 제너는 상대 진영에서 드리블하는 과정에서 사이프 하산의 태클에 공을 차단당했다. 주심은 직후 장면에서 제너의 스터드가 하산의 정강이 쪽을 가격했다고 판단했다. 전반 한 장의 경고를 받았던 제너는 누적경고로 결국 일찌감치 퇴장을 당했다. 신 감독은 "할 말이 없다. 축구는 이렇게 해선 안 된다. 접촉이 전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활용했을까?"라고 황당함을 금지 못했다. 팬들을 우롱하는 판정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칼리드 알리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실점해 끌려가는 상황이었다. 신 감독은 이 페널티킥을 내주는 상황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눈치였다. 칼리드 알리 사바 주심은 인도네시아 수비수 리지키 리도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카타르 공격수 마흐디 살렘을 밀었다고 판정했다. 주심은 처음 인도네시아의 프리킥을 선언했다가 VAR을 확인한 뒤 카타르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신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왜 심판전에 대한 판정 교육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수적 열세에 놓인지 얼마 지나지 않은 후반 9분 아흐메드 알 라위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지난해 9월 창원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 황선홍호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으며 0-2 충격패를 안겼던 알 라위는 골문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중반 공격수 라마단 사난타를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사난타는 후반 추가시간 6분 상대 수비수 뒷 발목쪽을 밟는 반칙으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인도네시아는 0-2 스코어로 조별리그 첫 판을 내줬을뿐 아니라 주력 자원 2명을 다음경기에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신 감독도 후반 12분 판정에 항의를 하다 경고를 받았다.
신 감독은 판정도 판정이지만, 과도한 홈 애드밴티지에도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훈련 때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7분이었는데, 경기 당일엔 25분가량 걸렸다고 주장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 앞으로 이런 경기는 AFC에서 없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시아 축구가 발전한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인도네시아는 18일 호주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첫 승에 재도전한다. 같은 조의 호주와 요르단의 1차전은 0-0으로 비겼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