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에릭 다이어의 인터뷰를 직접 보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저격 발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9일(한국시각) 다이어가 게리 네빌이 MC로 나와 진행하는 인터뷰인 'The Overlap'에 출연해 토트넘에 대해서 이야기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 자리에서 다이어는 논란이 될 법한 발언을 남겼다. 네빌이 다이어한테 선수 생활에서 가장 전술적으로 영향을 미친 감독에 대해 질문했을 때의 대답이었다.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해서 말하며 "흥미롭게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제로 어떤 전술적인 훈련을 하지 않는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든 훈련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준비된다"고 대답했다.
반면 안토니오 콘테 감독 시절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전술 훈련을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많은 전술 훈련이 있었다. 10명과 0명을 놓고 하는 훈련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콘테 감독은 아마도 내 경력에서 최고의 축구를 펼쳤던 시기의 감독이었을 것이다. 난 그를 남자로서 정말 좋아했다. 그는 매우 정직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고 언급했다.
데일리 메일에서 언급한 다이어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콘테 감독 시절에는 전술 훈련을 열심히 진행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는 전술 훈련을 전혀 하지 않은 것처럼 이해된다.하지만 인터뷰 내용 전체를 들어보면 다이어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저격해서 한 발언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다이어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악한 마음을 품었다면 "난 6개월 동안 전혀 뛰지 못했다는 걸 제외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정말 즐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스타일과 훈련 시스템도 즐겼다. 감독으로서도 환상적이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토트넘에서 벤치 신세에 머물러 있던 다이어가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자 다이어 발언 중 일부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
전술 훈련의 방식은 감독마다 매우 다르다. 콘테 감독처럼 가상의 적이 있다고 가정하고 전술 훈련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처럼 실전에서 곧바로 활용하도록 팀 차원의 전술에만 집중하는 훈련도 진행하기 마련이다. "전술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발언에만 꽂혀서 보기엔 다이어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분위기가 '저격'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다이어는 바이에른으로 이적해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긍정적인 인터뷰를 많이 진행했다. 최근에 공개된 영국 디 애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도 다이어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다이어는 자신을 경기 구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린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전혀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절대로 감독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아니다. 감독한테 가서 '날 왜 경기장에 내보내지 않는가?'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나한테는 무의미한 대화다. 차라리 감독이 내가 뛰는 포지션 선수들에게 어떤 걸 원하는지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훈련에서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고, 라인업에 선택되길 바란다"며 프로다움의 정석을 보여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개인적인 원망이 남아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이건 축구다"라며 쿨한 모습을 보여줬다. 오히려 다이어는 "난 그 6개월 동안 자신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축구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난 새로운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과 그가 일하는 방식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많이 배웠다고 언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다이어의 마음은 정말로 진심이었다. "내가 경기를 뛰고 있는지 아닌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난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고,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지금 앉아서 그와 이야기하고 싶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하고 있는 방식과 왜 그런 일을 하는지에 대해 질문이 너무 많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석에서 다시 만나서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까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