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상대에게 위압감을 못주고 공을 따라다니기만 하더라.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타율 1할7푼8리(45타수 8안타). 홈런도 없다. 결국 개막 11경기만에 외국인 타자가 2군으로 내려갔다.
두산 베어스가 결단을 내렸다.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를 1군에서 말소했다. 대신 김태근이 등록됐다.
경기전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하고 싶은 연습 하고 오라고 했다. 비디오 속 모습과는 너무 다르니까…좋은 모습을 찾아오라고 했다"고 속내를 전했다.
"근래 타격을 보면 자꾸 공을 따라다닌다. 상대에게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하는데,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공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기다리질 못하고 자꾸 하체가 아닌 상체로 공을 컨트롤하려고 한다. 선구안도 안되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손나가서 삼진 늘어나고…정상이 아니었다."
이승엽 감독은 "시범경기까진 나쁘지 않았는데…실전은 더 깊숙하게 찌르고 더 압박감이 있으니까 다르기 마련이다. 외국인 타자를 벤치에 두기도 좀 부담스럽다. 재정비를 잘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오길 바란다. 김대한도 있고 조수행도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콜업 시점에 대해서도 "열흘 만에 와주면 좋겠지만, 본인이나 2군 코치진이 '시간이 필요하다' 판단하면 바로 올리지 않겠다. 좀 봐야할 것 같다"면서 "외국인 타자는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솔직히 라모스 빠지면 우리도 타격이 크다. 그래도 지금 있는 것보다 가서 연습을 더 하는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 부활의 전조를 보이는 베테랑 김재환이다. '완전히 살아난 것 같다'는 말에 "더 살아나야죠! 타자는 4월 지나고 5월이 오면,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좋아진다. 지금 정도 모습을 계속 보여주길 바란다"며 웃는 이승엽 감독이다.
필승조 운영에 대해서는 "지금 7~8회는 박치국 최지강이고 9회는 정철원으로 가는게 베스트다. 7이닝까지 가는게 문제인데, 어젠 알칸타라가 정말 훌륭하게 8이닝까지 던졌는데 졌다는 게 정말 아쉽다"며 돌아봤다. 조만간 김명신 김택연 홍건희 등이 복귀하면 불펜에도 무게감이 붙을 거란 판단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