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나왔다 하면 맹타다. 최근 3경기서 10타수 7안타로 무려 타율이 7할이다. 560일만에 홈런도 때려냈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홈런으로 내용도 알차다.
KIA 타이거즈에서 새 야구인생을 시작한 서건창이 행복한 출발을 하고 있다.
서건창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7번-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0-1로 뒤진 2회초 1사 1,3루서 동점 좌전 적시타를 때렸고, 4회초 2사 1루에선 역전 우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6회초 1사 1루에선 우중간 2루타를 때린 뒤 김태군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 그가 쳤을 때마다 KIA의 득점이 나왔고 KIA는 5대1로 역전승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3월31일 두산전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린 서건창은 2일 KT전서 대타로 나와 2타수 1안타를 기록. KIA 이범호 감독은 3일 경기에 타격감이 좋은 서건창을 선발 1루수로 기용했고 이것이 제대로 적중했다.
지난 2014년 201개의 안타를 쳐 KBO리그 유일의 200안타를 돌파한 인물로 기록된 서건창이다. 항상 안정적인 안타 행진을 펼쳤던 그였지만 FA시즌이었던 지난 2021년부터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2021년 시즌 중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 되기도 했던 서건창은 타율 2할5푼3리, 130안타에 그쳤고, 2022년엔 주전에서 밀리며 타율 2할2푼4리로 더 내려앉았다. 지난해엔 201안타를 쳤을 때 넥센 감독이었던 염경엽 감독과 함께 하며 부활을 꿈꿨지만 실패, 타율 2할에 머물렀다. 3번의 FA 기회를 모두 포기했던 서건창은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고, 자유의 몸으로 새 팀을 찾았다. 친정팀인 키움의 러브콜도 있었지만 그가 선택한 팀은 고향팀인 KIA.
서건창은 "좋은 감독님, 타격 코치님과 캠프 때부터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면서 편해졌다"면서 "코치님께서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시고 이해하기 쉽게 말씀해 주신다. 기술적인 얘기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고, 그것보다 내가 단순화할 수 있게, 마음 편하게 해주신다"라고 했다.
201안타를 친 것이 오히려 그에겐 족쇄였다. 못칠 때마다 그때의 타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10년전의 그를 닮으려 했던 것. 서건창은 "그때의 내가 아니라서 딜레마가 많았다"면서 "겨울에 그런 부분도 잘 정립이 된 것 같다. 그때 좋았던 것 중에서도 뺄 것은 빼고, 경기전 루틴 같은 접목할 것은 접목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서건창과 현재의 서건창은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서건창은 "야구가 어렵고 정말 멘탈인게 어렸을 때보다 더 어려워진 것 같고, 내가 너무 거기에 빠져서 내 자신을 힘들게 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 "그냥 고향팀에 와서 편한 것 같다. 그게 첫번째인 것 같다"라고 했다.
서건창에게 야구가 멘탈이냐고 한번 더 묻자 잠시 고민하던 서건창은 "나는 멘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