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4 정규시즌 스케줄이 나왔을 때 그렸던 성적은 이게 아니었을 거다.
개막 2연전이 작년 9위였던 한화 이글스고, 그 다음이 8위인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10위 키움 히어로즈와 만나는 일정. 분명히 승수를 쌓으면서 갈 수 있는 부담이 적은 스케줄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4승1무3패. 게다가 개막 4연패를 했던 '꼴찌 후보' 키움에게 뭇매를 맞고 2연패를 하며 시즌 첫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 LG 트윈스의 첫 출발이 수상하다.
한화 이글스가 1패 후 7연승을 달리며 당당히 1위에 올라있는 낯선 순위표다.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젊은 신임 감독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가 5승1패로 2위. 작년 MVP 에릭 페디가 미국으로 돌아가며 다시 하위권 후보로 놓인 NC 다이노스가 전문가들을 비웃듯 5승2패로 3위에 올라있다. 4위는 지난해 3위임에도 김원형 감독을 경질하고 이숭용 신임 감독을 영입했던 SSG 랜더스로 5승3패.
LG는 5위로 간신히 5강 턱걸이로 3월을 마무리했다.
전반적으로 다른 팀들의 전력이 올랐고, LG는 전력 보강이 거의 없어 힘든 시즌이 예상되긴 했다. 그래도 탄탄한 주전들이 있어 여전히 우승후보로 꼽힌 것이 사실. 전문가들은 대체로 LG와 KT 위즈, KIA를 3강으로 꼽았다. 한화는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5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으로 분류.
한화와의 개막 2연전이 부담됐다. 류현진이 개막전에 등판하면서 첫 경기 부담이 컸다. 그래도 LG는 오히려 류현진을 무너뜨리면서 8대2로 승리를 거두며 상쾌한 출발을 했다. 이튿날은 상대 선발 펠릭스 페냐에 막혀 4대8로 패배. 그래도 'LG 킬러'로 불리던 류현진에게 승리를 거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개막 2연전이었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도 2승1무로 좋았다. 26일엔 2-3으로 뒤지다가 8회말 홍창기의 동점 솔로포에 9회말 분보경의 2루타와 문성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삼성이 자랑하는 특급 불펜 김재윤-오승환을 무너뜨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27일엔 아쉽게 한방이 터지지 않으며 2대2 무승부. 28일엔 5선발 손주영이 눈부신 6이닝 무실점의 호투에 타선이 25안타로 18득점을 하며 18대1의 대승을 거뒀다. 5경기서 3승1무1패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키움이 장애물이 될 줄 상상도 못했다. 29일 3연전의 첫 경기서 선발 디트릭 엔스의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와 마무리 유영찬의 첫 세이브로 3대0의 승리를 거두면서 3연승을 달릴 때까지 좋았다. 키움은 개막 4연패.
방심했을까. LG가 키움에 밀렸다. 30일엔 상대 선발 하영민에게 5회까지 단 2안타 무득점에 그쳤고, 오히려 LG 선발 임찬규가 5회까지 6점을 내주며 3대8로 졌다. 31일엔 케이시 켈리가 5이닝 3실점을 했는데 또 LG 타자들이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공략에 실패. 0-3으로 뒤진 7회엔 필승조 백승현 박명근을 투입했는데 오히려 연속 홈런을 두들겨 맞고 5점을 내줬다. 9회에 김현수와 오스틴의 연속 홈런으로 4점을 추격해 4대8로 패배. 시즌 첫 연패를 키움에게 당했다.
8경기에서 팀타율 3할3리로 전체 1위다. 오지환(타율 0.207)과 문보경(0.226)을 빼면 다들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상하게 찬스에서 집중력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초반 득점에 실패하면서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터질 때와 안터질 때의 기복도 심한 편이다.
끌려가는 경기를 하니 필승조가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동점이나 지고 있을 때 나온다.
LG는 이제 NC 다이노스, KT 위즈와 일주일간 경기를 치른다. 왠지 맞지 않는 엇박자. 키움에게 2연패해 떨어지는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LG는 지난해 NC에게 6승10패로 KIA(7승9패)와 함께 상대성적에서 뒤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