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킹우민' 김우민(23·강원도청)이 한국 수영선수 '역대 최다'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우민은 27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2024파리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KB금융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 남자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3초 6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첫 50m부터 200m에서 이미 2위 김영현과 2초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 레이스였다. 김우민의 부산체고 직속 후배이자 전날 자유형 200m에서 깜짝 4위에 오른 김영현이 3분50초04, 김우민과 '7초65차' 2위를 기록했다. 김우민은 선발전 마지막날, 혹독한 체력부담을 이겨내고 43초대 호기록을 찍었다. 지난달 도하세계선수권 금메달 당시 기록한 자신의 개인최고기록 3분42초71, '이종목 레전드' 박태환의 한국신기록 3분41초53에는 못미쳤지만 3분46초78의 올림픽기준기록은 가뿐히 넘겼다. 호주 에이스 사무엘 쇼트의 올시즌 최고기록 3분44초20을 넘어선 시즌 세계 3위 기록이다.
김우민은 이번 선발전을 파리올림픽 레이스, 체력 훈련의 일부로 삼았다. 19일 귀국한 지 사흘 만에 테이퍼링(대회일에 맞춰 훈련양을 줄이며 컨디션을 조절) 없이 선발전에 임했고, 선발전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단 하루도 쉬지 않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22일 자유형 1500m에서 1위, 기준기록을 가볍게 넘기며 가장 먼저 파리행을 확정지었고, 23~24일 자유형 100m 예, 결선을 치렀다. 호주 전훈을 함께한 마이클 팔페리 코치의 조언에 따라 400m 지구력 훈련차 1500m, 스피드 훈련차 자유형 100m에 출전했다. 25일 자유형 200m 예선, 26일 자유형 400m 예선 직후 오후에 나선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68의 개인최고기록을 찍었다. '절친' 황선우에 이어 2위로 두 번째 자력 티켓을 확보했다. 그리고 마지막날인 27일 세계챔피언답게 주종목 자유형 400m서도 출전권을 따냈다. 단체전 계영 800m와 함께 4개 종목 자력 티켓을 확보했다. 또 1500m 올림픽기준기록 통과로 전세계 마라톤수영 활성화에 진심인 월드아쿠아틱스(세계수영연맹)의 새 규정에 따라 마라톤수영 10㎞ 출전도 가능해졌다. '파리올림픽 자유형 800m, 1500m에서 올림픽기준기록을 통과하고 1종목 이상 출전하는 선수는 파리올림픽 마라톤 수영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자격을 부여한다'는 규정이다. 또 자유형 800m의 경우 선발전을 뛰지 않아 '종목 1위' 선발 규정에 부합되지 않지만 이 종목 기준기록 통과자가 없고, 김우민이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때 이 종목 기준기록을 통과한 유일한 선수인 만큼 경기력향상위원회 논의 후 출전이 가능할 수 있다.
김우민은 일단 "자유형 200-400-800m, 계영 800m에 출전"을 언급했지만 이론상으론 자유형 1500m, 마라톤 수영까지 총 6종목, 역대 최다 출전이 가능하다. 김우민도 여지를 남겼다. "마라톤수영을 뛴다면 '한국 최초의 오픈워터 올림피언' 호칭을 얻을 수 있단 생각을 해본 건 사실"이라면서 "파리 센강에서 수영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미소 지었다, 마라톤 수영은 '오픈 워터' 강이나 바다에서 열리며 10km를 역영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파리올림픽 마라톤 수영은 2024년 8월 8~9일 퐁 알렉상드르 3세 광장, 에펠탑 아래 센강에서 펼쳐진다. 8월 4일 자유형 1500m 경기 닷새 후인 9일 마라톤수영이 시작되는 만큼 회복 시간도 충분하다. 이전까진 박태환(자유형 200-400-1500m) 최혜라(접영 100-200m, 개인혼영 200m) 황선우(자유형 50-100-200m)의 3종목 출전이 역대 최다 기록이다.
살인적인 일정을 감수하며, 6종목 출전 옵션을 손에 쥔 '철인' 김우민은 "팔페리 코치님이 '올림픽 메달은 착하다고 주어지지 않는다. 강한 훈련을 누가 잘 이겨내느냐에 따라 주어진다'고 하셨다. 이런 경기 일정과 훈련을 악조건 속에 이겨내야만 올림픽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호주, 한국 선수들을 통틀어 팔페리 코치가 제시한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다 소화해낸 선수는 우민이가 유일하다고 들었다. 호주에서도 우민이를 가장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김우민은 1일 호주로 출국해 17~20일 호주오픈에서 다시 한번 실전 감각을 점검한다. 호주수영연맹이 4월15일 이후 해외선수의 자국 전지훈련을 전면금지함에 따라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진천선수촌에서 마무리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