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김민재의 차기 행선지로 꼽히는 팀 중 한 곳은 현재 김민재의 연봉을 감당할 수 없다. 다른 한 곳은 김민재 영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의 블라스팅뉴스는 26일(한국시각) '인터밀란은 구드문드손을 가속화하고 김민재를 생각한다'라며 김민재에 대한 인터밀란의 관심을 보도했다.
김민재는 최근 이탈리아 복귀 가능성이 거론됐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에릭 다이어에 밀려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자 여러 팀들이 그의 이적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중에는 세리에A 최고 명문 중 하나인 인터밀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탈리아의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등 여러 언론들은 아직 김민재의 거취에 대해 확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김민재의 이적 가능성이 커진다면 인터밀란이 임대 영입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밀란은 과거 2022년에도 김민재가 나폴리 유니폼을 입기 전 영입을 고려했었다.
김민재로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김민재는 이미 세리에A 무대에서는 기량 검증을 마쳤다. 나폴리에서 한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인터밀란은 최근 프란체스코 아체르비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에 김민재 영입에 더욱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민재가 인터밀란으로 향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밀란의 재정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블라스팅뉴스는 '인터밀란 수뇌부는 수비수들을 고려하며 김민재를 이탈리아로 다시 데려오는 꿈을 갖고 있다. 김민재는 주세페 마로타와 피에로 아우실리오가 완전 이적을 포함한 임대를 통해 협상을 할 방안을 고려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김민재에게는 중요한 장애물이 있다. 그는 바이에른에서 거의 1200만 유로(약 174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이는 인터밀란이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라며 인터밀란은 현재 김민재가 바이에른에서 수령 중인 연봉을 지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바이에른과 김민재의 계약이 2028년까지 남았고, 김민재의 기량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아니기에 인터밀란이 김민재를 임대로라도 데려오기 위해서는 주급 보조 없는 임대를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 김민재의 주급 규모는 인터밀란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기에 정말로 큰 결단이 아니라면 인터밀란이 임대로라도 김민재를 데려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김민재 영입에 대한 반대 여론도 있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우승의 주역이었던 풀비오 콜로바티는 "김민재? 인터밀란이 시장에서 선수 보강을 허투루 하는 것은 보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만약 선수를 데려온다면 알레산드로 본조르노나 조르지오 스칼비니에게 투자하고 싶다. 두 선수는 각자의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인터밀란과 같은 좋은 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라며 김민재보다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떠오르는 젊은 선수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재 영입에 대한 부정 의견은 콜로바티만의 주장은 아니었다. 이미 인터밀란 레전드 주세페 베르고미도 한 차례 부정적인 의견을 낸 바 있다.
베르고미는 최근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김민재 이적설에 대해 "스리백에서 그를 데려온다면 그가 맡을 역할이 아니라고 본다. 김민재는 수비진을 이끌 리더 같은 성격이나 카리스마가 없다. 내 생각에 아마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스피드와 수비 실력을 갖췄지만, 다른 부분도 필요하다. 나라면 그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김민재 이적설을 반대했다.
다만 베르고미의 주장과 달리 김민재는 이미 나폴리 시절 수비 라인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또한 스리백도 페네르바체에서 경험하며 활약할 기반까지 갖춰놓은 상태이기에 베르고미의 주장이 정말로 김민재의 약점을 지적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베르고미는 지난 2022년에는 김민재의 활약상을 보고 칼리두 쿨리발리와 비교하며 잘 해내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었기에 이번 비판은 의외다.
김민재는 인터밀란 외에도 다른 지역의 팀들도 후보에 올랐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다만 그중 레알은 영입을 고려하지 않을 전망이다.
레알은 김민재에 대한 관심보다는 바이에른이 레알 선수 영입을 위해 김민재와의 스왑딜을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스페인의 피차헤스는 '알폰소 데이비스가 바이에른을 떠나 레알로 향하는 것은 바이에른이 반기지 않았던 일이다. 그런 이유에서 바이에른은 이에 대한 복수를 준비 중이다.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안토니오 뤼디거가 레알을 떠나도록 설득할 준비 중이다. 에데르 밀리탕과 다비드 알라바의 부상 이후 뤼디거는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바이에른은 레알을 설득하기 위해 올 여름 팀에 합류한 김민재를 해당 이적 거래에 포함할 수 있다'라며 뤼디거 영입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데펜사 센트럴은 '레알은 이를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 뤼디거를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레알은 김민재와 뤼디거의 스왑딜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 인터밀란과 마찬가지로 레알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맨유는 꾸준히 관심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영국의 '유나이티드 인 포커스'도 '맨유는 유망주에 대한 우선순위를 두고 영입할 계획이지만, 기회가 있다면 최고 수준의 인재에게 올인하지 않을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빅터 오시멘과 그의 나폴리 전 동료도 어떠한가. 맨유는 이미 김민재를 한 차례 놓쳤다. 그의 바이에른행을 막을 힘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의 이야기에 한 장의 이야기가 더 있을지 궁금해지고 있다'라며 김민재의 벤치행 이후 그의 이적 가능성에 주목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맨유 수비 계획은 유망주들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민재처럼 확고한 최고 수준의 선수를 영입할 기회가 생긴다면 구단 영입 정책에 기꺼이 예외를 둘 수도 있다. 과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가 최고의 센터백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들이 말했듯 폼이 일시적이더라도, 수년 동안 김민재를 본 사람이라면 그가 가진 클래스의 영속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라며 맨유가 그를 영입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영국의 '스트레티 뉴스'도 '맨유는 김민재가 바이에른에서의 상황을 고민하면서 이점을 주목해야 한다'라며 '김민재는 지난여름에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는 다이어에게 밀려 벤치에 머물러 있다. 이는 그가 익숙하지 않은 일이며, 맨유에는 수준급 수비수가 부족하다. 맨유가 다시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라며 맨유도 여전히 김민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소식을 언급했다.
다만 맨유도 아직은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으며, 바이에른도 다음 시즌 차기 감독이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김민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막스 에베를이 단장으로 취임하며 바이에른도 김민재의 빠른 매각 논의를 상상할 수는 있다. 다만 김민재의 매각 여부는 차기 감독 부임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점쳤다.
김민재의 기량을 고려하면 결국 그의 이적이 결정된다면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기량은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3옵션으로 밀리기 전까지 올 시즌 바이에른 수비의 핵심이었다. 이미 기량은 지난 시즌에도 입증됐다. 나폴리에서 합류한 이후 특별한 적응 기간도 없이 바이에른 수비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합류해 첫 시즌을 보낸 김민재는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승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시즌 총 52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나폴리가 1989~10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르는 걸 도왔다.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보여준 활약상과 성과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그가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등극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처음엔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으로 여겨졌으나 연일 빼어난 활약으로 나폴리 민심을 사로잡았고, 아예 쿨리발리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가져갔다. 시즌 종료 후에는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 상까지 거머쥐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지난 2023 발롱도르 후보에도 선정됐다. 지난해 9월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로 부터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민재의 생애 첫 발롱도르 최종 후보 등극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들었다. 프랑스 '레퀴프'는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선정된 이유는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기 전, 나폴리에서 보여준 공중에서의 운동 능력과 첫 번째 빌드업 능력으로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를 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라며 김민재가 후보에 오른 배경을 소개했다. 이후 김민재는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했다. 같은 수비수로서 최종 후보에 포함된 그바르디올이 25위, 디아스가 30위를 차지함에 따라 센터백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김민재가 주전에서 밀려나며 그를 향한 이적설이 쏟아지고 있다. 여러 문제들로 인해 당장 김민재에게 적극적인 팀은 없지만, 만약 그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이적을 고려한다면 세 팀 외에도 더 많은 팀들의 이름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