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런 경기 뒤집어서 이긴 경험이 많이 있어서…."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세트스코어 1-1 동점에서 3세트 16-22. 흥국생명이 뒤지는 상황. 누가 봐도 3세트는 정관장이 가져가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에겐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의 스파이크로 시작된 추격전은 윌로우의 스파이크, 메가의 공격범실, 김수지의 블로킹으로 단숨에 20-22가 되며 접전으로 흘렀다.
20-23에서 김연경은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뒤 후위로 빠졌다. 하지만 후위에서도 김연경의 활약은 대단했다. 상대 공격을 김연경이 디그를 해 살려냈고, 이를 윌로우가 공격하며 득점을 했다. 결국 25-23 역전승.
흥국생명은 3세트 역전승의 기세를 이어 4세트 초접전 상황에서도 막판에 25-22로 승리해 3대1로 경기를 끝냈다.
김연경은 이날 23득점에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이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후 만난 김연경은 "쉽게 갈 수 있었는데 초반 리드를 못이어 가면서 어렵게 경기를 이끌어 갔던 것 같다. 2세트를 잡고 3세트에서 흐름을 넘겨줬는데 그런 경기 뒤집어서 이긴 경험이 많이 있어서 서로 푸쉬 하면서 이겼다. 3세트가 결정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다. 4세트도 비등비등했는데 집중력이 좋아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세터 이원정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 여러차례 보이기도. 취재진이 고생하더라라고 하자 김연경은 "그게 보였나"라고 웃으며 "공이 네트에서 떨어지는 상황을 훈련했는데, 호흡이 좋지 않았다. 초반에는 좋았는데 나중에는 안좋았다. 훈련 때는 좋았는데 시합때 안돼서…. 체력을 회복해야 해 훈련을 많이는 못하겠지만 조금이라도 해서 2차전을 준비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자부 플레이오프의 경우 1차전 승리팀이 17번 모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역사가 있다. 즉, 흥국생명이 챔프전 진출확률 100%를 가진 것. 하지만 흥국생명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서 2승을 거둬 우승 확률 100%를 가졌지만 이후 3연패를 당해 우승을 놓친 적 있다.
김연경은 "작년 생각을 안하고 싶기는 하다"면서 "사실 작년에 도로공사가 워낙 잘했고, 우리가 긴장을 늦춘 부분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우리가 또 그러면 안된다. 대전에서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흥국생명이 접전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김연경의 클러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김연경은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보고 어디로 때릴지 경기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어떻게 마크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어디를 공략할지 짧은 시간안에 결정을 한다.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은데 많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고 대비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했다.
리베로 도수빈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우리 포메이션 상 도수빈이 커버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다. 리베로라고 해도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게 쉽지 않다"면서 "상대가 레이나쪽을 공략해서 그것도 커버해줘야 한다. 수빈이가 넓은 범위 치고는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1차전 승리의 기세를 대전 원정에서 이어가서 끝내겠다는 생각. 김연경은 "긴장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해야한다. 대전에서 승리를 해야한다"면서 "초반 분위기가 중요할 것 같다. 상대가 져서 분위기가 우리에게 왔다. 그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고 우리가 계속 가져가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