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전반 2분 만에 터진 벼락골에 힘입어 안방에서 북한을 꺾고 쾌조의 3연승을 달렸다.
일본이 21일 오후 7시23분 도쿄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3차전 홈경기에서 북한에 1대0으로 승리했다. 후반 북한의 거친 축구에 고전한 일본은 시리아, 미얀마전에 이어 3연승을 달리며 26일 평양 원정을 앞두고 조1위를 지켰다.
▶라인업
-일본(4-2-3-1)=스즈키 자이온(GK·신트트라위던)/이토 히로키(슈투트가르트)-마치다 고키(위니옹 SG)-이타구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스가와라 유키나리(AZ 알크마르)/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CP)/마에다 다이젠(셀틱)-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북한(4-1-4-1)=강주혁(GK·홰불체육단)/김범혁(려명체육단)-김유성(압록강체육단)-장국철(리명수체육단)-김경석(선봉체육단)/리은철(선봉체육단/최주성-한광성(4·25체육단)-김국범(려명체육단)-백충성(려명체육단)/정일관(조선체육대)
▶전반
일본-북한의 맞대결에 일본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북한전 티켓 6만여장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국적자 입국을 금지했지만 스포츠 교류는 특별 케이스로 이번 북한 대표팀 입국을 허용했다. 조총련은 3400명 규모의 대규모 응원단을 조직해 경기 한 시간 전부터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열렬한 응원전에 나섰다. '이겨라 조선' '공화국의 위용 떨치자'가 새겨진 붉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전반 2분 만에 일본의 선제골이 터졌다. 코너플래그 부근에서 측면을 흔들며 찬스를 만들었다. 도안 리츠가 골대 왼쪽에서 미나미노에게 건넨 헤딩 패스가 불발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도안이 굴절돼 돌아온 세컨드볼을 박스 정면을 향해 재차 패스했고 다나카 아오가 뛰어들며 지체없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이 나오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3분엔 북한 수비 실수를 틈탄 마에다 다이젠이 왼발 슈팅을 쏘아올렸다. 전반 10분 모리타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경기 초반부터 일본이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12분 도안의 슈팅이 강주혁의 손끝에 막혔다. 전반 20분 북한 주장 센터백 장국철이 거친 파울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20분까지 일본이 76%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전반 31분 마에다가 백충성과 충돌해 넘어지며 일본의 프리킥이 선언됐다. 도안의 왼발 슈팅이 북한 수비에 막혔다. 일방적인 분위기에서 북한의 수비가 점점 거칠어졌다. 전반 36분 우에다가 골문을 향해 저돌적으로 쇄도하자 김유성이 몸을 던져 막아섰다. 전반 42분 미나미노의 뒷공간을 노린 킬패스를 이어받은 도안이 1대1 결정적 찬스를 맞았다. 북한 골키퍼 강주혁이 다리를 뻗는 필사적인 선방으로 아찔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일본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일본은 80%의 점유율, 6개의 슈팅, 2개의 유효슈팅, 북한은 20%의 점유율, 슈팅 0개를 기록했다.
▶후반
북한은 후반 시작과 함께 리은철 대신 강국철. 최주성 대신 리일성을 투입해 중원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초반부터 북한은 작심한 듯 강공으로 나섰다. 후반 2분 북한의 첫 슈팅이 나왔다. 골키퍼 강주혁의 롱크로스에 이어 한광성의 날선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직후 재차 이어진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비디오 판독이 없음에도 북한 선수들이 몰려들어 VAR을 요구하는 사각형을 그리며 항의했다.
후반 3분 일본 스가와라의 프리킥을 북한 수비가 걷어냈다. 후반 5분 마에다의 슈팅이 높이 떴다. 신영남 북한 감독은 후반 6분 김경석을 빼고 오른쪽 풀백 최옥철을 투입해 동점골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표했다. 일본도 후반 13분 모리타 히데마사 대신 '리버풀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를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꾀했다. 북한은 후반 23분 미얀마전 해트트릭을 기록한 정일권을 빼고 김국진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북한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자 일본은 후반 29분 중앙미드필더 미나미노, 도안 리츠, 스가와라를 동시에 빼고 다니구치 쇼고, 하시오카 다이키, 아사노 다쿠마를 투입해 스리백으로 포메이션을 바꾸고 승리를 지킬 뜻을 분명히 했다. 후반 30분 강국철의 마에다를 향한 거친 두발 태클, 공에 전혀 닿지 않은 위험한 태클에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후반 37분 북한은 일본 3부리그 FC기후 소속 재일교포 문인주를 투입해 총력전을 펼쳤다. 후반 40분 일본 아사노의 쇄도를 북한이 태클로 거칠게 막아섰지만 파울은 선언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엔도의 슈팅이 불발됐다. 후반 내내 북한의 공세에 고전한 일본이 1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일본은 무실점 3전승과 함께 조1위를 달렸고, 북한은 시리아전 0대1패, 미얀마전 6대1승에 이어 이날 패배로 1승2패를 기록했다.
북한과 일본의 조별리그 4차전은 26일 오후 5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다. 일본에게 비록 패했지만 북한은 후반 6개의 슈팅, 3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대등하게 맞섰다. '원정의 무덤' 평양에서 일본을 상대로 자신감을 갖고 리턴매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