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5승, 충분하다"
롯데 LG 사령탑 출신이자 투수 분석 전문가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이 예언했다.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류현진의 승수, 15승 이상이다.
양 위원은 21일 SPOTV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 선수는 KBO 정상급 기량을 가졌다. 한화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진 것을 감안하면 15승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상문 위원은 지난달 말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진행된 류현진의 복귀 후 두번째 불펜피칭을 직접 지켜봤다. "직접 보지 못했지만 팔이 조금 벌어지는 것 같다"며 평가를 유보했던 양 위원은 60구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뒤 류현진의 활약에 확신을 가졌다.
최원호 감독, 박승민 투수코치, 손혁 단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류현진은 20구씩 3세트를 소화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테스트 했다.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감탄을 자아낸 아트피칭이었다. 미트가 쩌렁쩌렁 울릴 만큼 공 끝에 힘이 넘쳤다. 볼 끝이 살아있어 측정된 스피드보다 더 빠르게 느껴졌다. 변화구 각도도 칼날 처럼 예리했다. 무엇보다 19년 만에 배터리 호흡을 맞춘 '친구' 이재원이 내민 미트에 정확하게 공을 배달하는 칼날 제구력이 감탄을 자아냈다.
이재원은 공을 받을 때마다 "나이스 볼"을 외치며 감탄했다. 진심이었다. 미트 소리가 좋다는 말에 이재원은 "공이 좋은 겁니다"라고 답했다.
흐뭇한 표정으로 불펜 피칭을 지켜본 한화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구위와 제구에 엄지를 세웠다. 그는 "전력으로 던졌을 때 어떨까 상상을 해봤다"며 "계획한 스케줄에 이상이 없으면 개막전에 나가는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낙관했다.
한화 박승민 투수코치는 "지난 불펜 때도 좋은 모습이었는데 오늘 보니까 그때는 조금 자제하면서 던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오늘 모습이 훨씬 더 좋았다"고 경탄했다. 이어 "지금 이 시기에 맞게 준비가 돼 있는 것 같고 실내에서 너무 오래 있었다는 우려를 지울 만큼 좋은 피칭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커터를 우타자 몸쪽 높은 코스에 던지는 모습이 보통 선수들은 잘 안 하는 부분인데 스스로 하는 걸 보니 확실히 높은 수준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볼을 받아준 이재원 역시 "(나이스볼 외치느라) 목만 아팠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워낙 좋은 볼을 던지고 제가 공을 받아봤을 때는 충분히 개막전에 던질 수 있는 몸상태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5~6개 구종을 다 던졌는데 모두 완벽하고, 제구도 됐다"고 평가하며 "친구를 떠나서 일단 한 투수로서 정말 완벽한 선수인 것 같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도 거의 없는 투수"라고 경탄했다. 피칭을 지켜본 양상문 해설위원은 "원하는 코스에 제구하는 능력 등 이 시점에 류현진 만큼 잘 준비된 선수는 보지 못했다"며 복귀 첫 시즌 맹활약을 예상했다.
양 위원 확신의 이유는 완벽한 제구에 좌우 공략이 모두 가능한 다채로운 변화구에 있다. "구속 걱정을 했는데 140㎞ 중후반은 충분하고 무브먼트도 뛰어나다"고 말한 그는 "주무기 체인지업이 더 좋아졌고, 우타자 몸쪽 높게 던지는 컷패스트볼은 예술"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여기에 빠르게 떨어지는 커브까지 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2승무패로 예열을 마친 류현진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오키나와 캠프를 돌며 5개 팀을 면밀하게 지켜본 양 위원은 "LG, KT, KIA, 롯데, 한화를 5강 후보"로 꼽았다. 기대되는 젊은 선수로 "KIA 윤도현을 아주 매력있게 봤다"며 "한화 문현빈 선수 역시 주목할 선수로 본다. 롯데의 윤동희, 한동희, 김민석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