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지난해 강제 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이번에는 비리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스페인의 카데나세르는 21일(한국시각) '루비알레스는 스페인으로 돌아가면 체포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카데나세르는 '검찰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루비알레스에 대한 체포를 요청했다. 또한 그가 스페인 다양한 지역에 소유한 주택에 대한 수색이 실시됐다. 이러한 수색 중 하나는 그의 그라나다 자택에서도 이뤄졌다. 소식에 따르면 현재 구금된 사람 중 일부에는 협회 법률 고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계약에 개입한 전 현직 이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법원은 현재 당시 상황에 대한 돈 세탁, 불공정한 행정, 부패 혐의 증거를 갖고 있기에 수색을 명령했다'라며 루비알레스에 대한 체포 영장과 자택 수색 소식을 전했다.
사건의 발단은 스페인 슈퍼컵이다. 스페인축구협회는 지난 2019년 사우디와 슈퍼컵 개최를 두고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억 2000만 유로(약 1700억원) 수준이었다. 계약 이후 스페인축구협회는 라리가 우승팀과 코파 델 레이 우승팀이 치르던 슈퍼컵 경기를 4개 팀이 참가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2020년 1월부터 사우디에서 진행했다. 2021년에는 스페인에서 진행했지만, 이후 2022년부터 올해까지는 모두 사우디 리야드에서 슈퍼컵 경기를 치렀다.
해당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했다. 스페인 검찰은 계약 당시 부패 혐의로 루비알레스 회장을 포함해 스페인축구협회 관련자들에 대한 영장을 신청했고, 현재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루비알레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이미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
카데나세르는 '루비알레스는 스페인에 입국하면 곧바로 체포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슈퍼컵 계약과 더불어 기업과의 계약, 개인 간 비리 가능성도 조사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비정기적인 수수로를 일부 부과한 기업에 대해 유리한 대금 지급 등이 적발됐다. 일단 초점은 루비알레스 회장 부임 시절 사우디와 협회의 계약에 맞춰져있다'라며 사우디 계약 비리 혐의를 중심으로 다른 사건들까지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알레스는 이미 이번 사건 외에도 지난해 강제로 여자축구팀 선수에게 키스를 해 축구협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지난해 8월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은 호주에서 열린 여자 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했는데, 월드컵 시상식에서 단상 위에 있던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와 포옹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입을 맞췄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입을 맞췄다면 엄연한 성추행이다. 이후 라커룸에서 에르모소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한 라이브 중 당시 상황과 관련된 질문에 미소를 지었음에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라고 밝히며 그의 행동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당초 루비알레스 회장은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이었음에도 오히려 당당하게 나왔다. 그는 라디오 마르카와 인터뷰를 통해 "에르모소와 키스? 다들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라며 별다른 뜻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건 당사자인 에르모소도 라이브 당시와 달리 당시 상황을 해명하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에르모소는 스페인축구협회를 통해 입장을 내비치며 친밀함의 표현이었다. 월드컵 우승으로 엄청난 기쁨이 몰려왔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회장과의 관계엔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줄지 않았고,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징계를 예고하며 루비알레스는 회장직을 사임해야 했다. FIFA는 FIFA 윤리 강령 제 13조 2항을 적용해 루비알레스에게 향후 3년간 축구 관련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
강제 추행 논란 사건이 잠잠해지자마자, 다시 한번 루비알레스 회장의 비리 혐의가 세상에 공개되며 많은 팬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그를 향한 스페인 팬들과 다른 축구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