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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월클’ 손흥민 또 하나의 아시아 최초 도전...EPL 역사상 첫 아시아인 도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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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EPL) 도움왕을 노릴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빌라와의 2023~2024시즌 EPL 28라운드 경기에서 4대0 대승을 거뒀다.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향후 4위권 다툼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경기 손흥민은 2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렸지만 득점보다 더욱 빛났던 건 도우미로서의 능력이었다. 특히 팀의 2번째 골이었던 브레넌 존슨의 득점 상황은 손흥민의 이타성이 만든 장면이었다. 자신이 직접 처리했어도 되는 위치였는데도 손흥민은 존슨의 위치가 더욱 골에 가깝다고 판단해 공을 넘겨줬다. 존슨의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이뤄지면서 득점이 나왔다.

티모 베르너의 득점을 도운 장면 역시 환상적이었다. 이미 3대0으로 승부가 많이 기울자 손흥민은 2선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볼 배급에 관여했다. 좌측에서 볼을 직접 전개하기 시작한 손흥민은 볼이 앞으로 향하자 뒤에서부터 빠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공을 넘겨줬고, 손흥민은 속도로 수비수를 뚫어낸 뒤 가운데로 향하는 베르너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줬다. 베르너의 논스톱 슈팅이 빌라의 골망을 뚫어냈다.

1골 2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단숨에 리그 도움 공동 6위까지 올라섰다. 6위지만 1위와의 격차는 단 2개뿐이다. 토트넘이 다른 경쟁팀들과 비교했을 때 경기 수도 1경기 덜 치렀기 때문에 충분히 역전 스토리를 그려볼 수도 있다.

현재 공동 1위는 올리 왓킨스(애스톤빌라),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파스칼 그로스(브라이튼)이며 공동 4위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페드루 네투(울버햄튼)이 있다. 유력한 경쟁자는 왓킨스와 살라로 보인다. 트리피어와 뉴캐슬은 이번 시즌 내내 기복이 있다. 그로스의 브라이튼도 마찬가지다. 네투는 이번 라운드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또 당해 당분간 경기장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왓킨스와 살라는 이번 시즌 EPL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이기에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이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후반기 도움 페이스가 매우 놀라운 수준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생긴다. 리그 13라운드까지 손흥민은 단 1도움에 머물고 있었다. 손흥민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도 동료들이 마무리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점점 토트넘 공격수들의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도움 수치가 빠르게 상승했다. 최근 리그 11경기 7도움이다.

히샬리송이 살아났고, 존슨이 손흥민과 뛰어난 호흡을 보여주고 있으며 베르너도 부활의 기미를 보이는 중이다. 도움 기록은 동료들의 경기력과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는데 토트넘 공격진들은 분명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도움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이는 아시아 선수가 세운 또 하나의 역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EPL 역사에선 아시아인 선수가 도움왕을 차지한 적이 없다. 유럽 4대 리그로 넓힌다면 이란의 메흐디 마다비키아가 2002~2003시즌에 아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4대 리그 도움왕에 올랐다. 마다비키아 이후로는 유럽 빅리그에서 아시아 도움왕에 오른 선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