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 타이밍으로 고등학교때 잘쳤다고 하니…."
LG 트윈스의 이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의 최고 스타는 고졸 신인 외야수 김현종이었다. 최원태를 데려오면서 2024년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줘 LG가 올해 신인 중 가장 먼저 뽑은 이가 바로 2라운드의 김현종이었다.
LG에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문성주 등 주전이 꽉 차 있는 상태이고 이재원과 송찬의 등 우타자 외야수 유망주도 있기에 김현종을 뽑은 것이 의아했다. 당시 LG측은 "공격력에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중, 장거리 유형으로 수비 범위와 타구 판단 능력, 타구 반응 속도 등 전체적으로 안정된 모습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2학년때인 2022년에도 70타석에서 타율 3할8푼7리, 2홈런, 11타점 7도루에 장타율 0.587, 출루율 0.486을 기록했고, 지명당시 3학년 성적은 74타석 타율 4할1푼2리, 3홈런 18타점 10도루, 장타율 0.765, 출루율 0.551을 기록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김현종과 함께 3라운드 내야수 손용준, 4라운드 투수 진우영 등 3명의 신인을 합류시켰다. 스프링캠프에 출발할 때만해도 미국에서 돌아온 진우영이 관심을 받았는데 청백전과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서 김현종이 일약 스타가 됐다.
지난 2월 25일(이하 한국시각) 첫 청백전에서 2타수 1안타를 친 김현종은 27일 NC와의 첫 연습경기에서는 첫 타석에서 초구 홈런을 쳤고, 8회초엔 2타점 역전 결승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29일 두번째 청백전에서도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나갔고, 1일 NC와의 두번째 연습경기에서는 주전들이 선발로 나갔음에도 그 사이에 들어가 4타수 3안타를 때려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를 치고 2루 도루를 성공한 뒤 득점을 한 김현종은 5회초엔 우전안타를 때려냈고, 7회초엔 유격수앞 내야안타를 친 뒤 또 한번 2루 도루를 감행해 성공했고, 박해민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5타수 3안타. 4경기서 14타수 8안타로 타율이 무려 5할7푼1리나 됐다.
염 감독은 김현종에 대해 "캠프에서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아 신인이네'였다. 올해 기본기를 채우고 내년 캠프에 오면 좋은 자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그런데 캠프를 하면서 (김)성진이와 함께 엄청나게 빨리 흡수를 하면서 성장을 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고졸 신인 타자가 초반부터 이렇게 잘치긴 쉽지 않은 일. 어떤 마법이 일어난 걸까.
염 감독은 그만의 타이밍을 살리면서 스윙 궤도를 바꾼 것이 좋은 효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김현종이 타이밍 잡는 것이 보통 선수들과는 다르다. 롯데 윤동희와 비슷하다고 할까. 그래서 바꿔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면서 "고등학교 때도 그 타이밍으로 잘쳤다고 하니 자기만의 타이밍을 만들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대신 스윙 궤도는 만들어줘야 된다고 생각해 아웃-인으로 오는 스윙을 인-아웃으로 바꿔줬다. 그러면서 타구의 속도도 빨라지고 거리도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종은 "코치님들이 교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배운대로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학교때 과감한 플레이를 항상 해왔는데 팀에서도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하셔서 자신감있게 플레이 한게 잘 됐다"라고 했다.
캠프 출발하며 수비를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던 김현종은 "박해민 선배님께 수비에 대해 많이 여쭤봤다"면서 "고등학교 때와 프로는 타구가 달라 타구 판단이 쉽지 않아 많이 여쭤봤었다. 수비의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시 배운 것 같다"라고 했다.
캠프에서 확실하게 인상을 심은 김현종은 이제 시범경기에서 본격적으로 프로 투수들을 상대한다. 상대팀 외국인 투수들의 공도 치게 된다.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
LG 역사상 신인 외야수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경우는 2005년 정의윤이 마지막이었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