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2일(한국시각), 지난 다름슈타트와 아우크스부르크전이 열린 머크 암 뵐렌팔토어(독일 다름슈타트)에선 축구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홈경기를 끝마친 뒤, 한 명의 다름슈타트 강성팬이 경기장으로 내려와 다름슈타트 회장,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을 앞에두고 거친 어조로 장황한 연설을 늘어놓는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이날 다름슈타트는 전반 시작 후 29분만에 5골을 헌납하고 후반 막판 한 골을 더 내주며 0대6 참패를 당했다. 지난 10월28일 바이에른뮌헨전 0대8 대패 이후 약 넉달만에 찾아온 대참사다.
1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다름슈타트는 승점 13점으로 18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잔류권인 15위 보훔(25점)과는 12점,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6위 쾰른(17점)과는 4점차다.
팬들은 선수들의 무기력한 경기력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 남성팬은 관중석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라운드로 내려와 선수들 앞에 섰다. 그의 뒤에는 수많은 다름슈타트 홈팬이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관중석에서 이 팬이 선수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언뜻 팬이 선수들을 다그치는 듯 보였지만, 선수들의 반응은 달랐다. 뤼디거 프리츠 다름슈타트 회장은 "우리는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다름슈타트의 응집력은 이 시점에서 다시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름슈타트 골키퍼 마르셀 슈헨은 "감정적이었고, 명확한 메시지가 있었다. 공격성은 0%였다. (분위기는)나쁘지 않았다"며 "팬들은 우리를 향해 물건을 던질 수 있었고, 모욕할 수도 있었다. 오늘 우리는 이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름슈타트는 백승호가 K리그에 입성하기 전에 뛰었던 클럽이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백승호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당시 2부였던 다름슈타트에서 41경기를 뛰었다.
2022~2023시즌 2부 2위 성적으로 승격한 다름슈타트는 한 시즌만에 강등될 위기에 놓였다. 9일 라이프치히, 16일 바이에른 뮌헨와 '죽음의 2연전'을 치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