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아픔은 있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떠난 A대표팀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3월 A매치 2연전을 지휘한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에 실패한 A대표팀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체제로 전환한다. 아시아 2차예선이 재개된다. 2전 전승을 기록 중인 대한민국은 21일과 26일 홈과 원정에서 태국과 격돌한다.
2024년 K리그가 막을 올렸다. 황 감독은 최종엔트리 발표에 앞서 1일 전주에서 전북-대전전을 관전한 데 이어 2일에는 광주를 찾아 광주FC와 FC서울전을 지켜본다. 코치진도 새롭게 꾸렸다. 마이클 김, 정조국 코치 등은 1일 울산을 찾아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의 개막전을 점검했다.
울산에는 카타르아시안컵에 출전한 3명의 태극전사가 포진해 있다. 김영권(34) 조현우(33) 설영우(26)는 아시안컵에서도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울산은 이날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후반 6분 아타루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제압,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기대가 컸다. 설영우는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황 감독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황선홍 감독님과는 아시안게임을 같이 했다. 원하는 축구가 뭔지 잘 알고 있다"며 "감독님이 내가 뭘 잘하고, 부족한지를 제일 잘 알고 있다. 명단에 들지, 안들지는 모르지만 들게 된다면 감독님과 재밌는 축구를 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권은 "대표팀 감독님이 바뀔지 생각은 못했다. 기사를 통해서 보게됐다. 황선홍 감독님이 충분히 대표팀에서 잘할 거라 믿어야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분"이라며 "올림픽을 겸하면 힘든 부분이 있지만 안에서 선수들이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세가 역전됐다.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해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김영권(109경기 출전)은 후배인 설영우에게 황 감독에 대해 물었단다. 그는 "아직까지 같은 팀에서 해본적이 없다. 어떤 분인지는 물어봤는데 참하고 좋으신 분이라고 이야기하더라. 영우가 진짜로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황 감독은 홍명보 울산 감독의 절친이다. 김영권은 홍 감독에게 물어봤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감독님이요"라며 반문한 후 "친하시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까지는 묻지 않았다"고 재차 미소지었다.
K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이 첫 발을 뗐다. 설영우는 "생각했던 곳보다 경기력이 좋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안든다. 매시즌 첫 경기는 항상 힘들다. 그래도 원하는 승점 3점을 가져와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홍 감독은 비로소 설영우를 인정하고 있다. 축구에 새로운 눈을 떴다는 평가다. 설영우는 "그런 말씀하셨느냐"고 물은 후 "태극마크를 달고 큰 무대에 갔다오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평소에는 도전 자체를 안하는 플레이를 도전하다보니까 그런게 나오는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김영권은 이날 후반 42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는 "느낌적으로 괜찮은 것 같은데 검사해봐야 알 것 같다. 종아리 쪽에 부딪히면서 타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막전을 기다리고 있었고, 결과도 이겼고, 팀적으로도 재밌다. 경기 들어가기 전 선수들에게 재밌게 하자고 얘기했다. 원하는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고 했다.
김영권은 쉼표없이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힘들긴 하지만 새로운 시작과 도전이라 즐겁다. 동기부여를 갖고 시작해 생각한 것보다 괜찮다"고 강조했다.
새 영입인 황석호와의 '케미'도 주목된다. 둘은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함께 호흡했다. 황석호가 울산에 둥지를 틀면서 10년 만에 재회했다.
김영권은 "서로 베테랑이 돼서 만났는데 서로 각자의 주장이 강해져서 만났다"며 웃은 후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팀을 위한 목표는 명확하다. 서로를 위해 뛴다는 생각으로 발을 맞춰왔고, 크게 문제 없다. 경기장 안에 문제점이 있지만 충분히 고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