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 꺾고 8연승…1위 굳히기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흥국생명이 귀한 승점 3을 추가하며 선두 현대건설을 압박했다.
흥국생명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1(25-14 25-20 21-25 25-17)로 꺾었다.
2위 흥국생명은 승점 70(25승 7패)을 채워, 한 경기를 덜 치른 1위 현대건설(승점 72·24승 7패)과의 격차를 승점 2로 좁혔다.
여전히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위한 매직넘버를 쥐고 있지만,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역전' 가능성을 살렸다.
흥국생명은 2일 정관장이 현대건설을 잡아주고, 12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에서 자신들이 승리해 정규리그 1위를 탈환하는 짜릿한 장면을 상상한다.
일단 역전의 발판은 마련했다.
이날 흥국생명은 김연경(21점)과 윌로우 존슨(26점·등록명 윌로우)이 공격을 주도하고, 레이나 도코쿠(9점·등록명 레이나)가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한국도로공사는 흥국생명과의 2023-2024 정규리그 맞대결을 1승 5패로 마쳤다.
흥국생명은 4세트에서 승리하며 승점 3을 챙겼다.
4세트 8-8에서 윌로우의 후위 공격으로 균형을 깬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네트 맞고 떨어지는 공을 뛰어난 순발력으로 살려낸 뒤, 재치 있는 오픈 공격까지 성공해 10-8로 격차를 벌렸다.
김연경의 시간차 공격과 이원정의 서브 에이스, 상대 범실이 이어지면서 흥국생명은 15-8로 달아났다. 사실상 승부가 끝난 순간이었다.
흥국생명은 V리그 여자부 최초로 팀 통산 서브 에이스 2천600개(2천603개)를 넘어섰다.
김연경은 블로킹 득점 4개를 보태, V리그 여자부 역대 16번째로 블로킹 득점 300개(301개)를 넘겼다.
이날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는 6천122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했다.
남자부 경기가 열린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도 입장권(3천475명)이 모두 팔려, '삼일절 남녀 동반 매진'에 성공했다.
올 시즌 같은 날에 남녀 경기에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찬 건, 2월 12일(남자부 우리카드-현대캐피탈 3천599명, 여자부 현대건설-흥국생명 3천834명)에 이어 두 번째다.
삼일절에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려서 더욱 의미 있었던 남자부 경기에선 선두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세트 점수 3-1(21-25 25-23 25-23 25-15)로 꺾고 8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1위 대한항공은 22승 11패 승점 67로 2위 우리카드(20승 11패 승점 60)과 격차를 더 벌렸다.
대한항공은 3경기, 우리카드는 5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며 오는 6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6위 현대캐피탈은 봄 배구 진출 가능성이 쪼그라들었다.
14승 18패 승점 44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3위 OK금융그룹(18승 14패 승점 52)과 승점 차를 줄이지 못했다.
프로배구 준플레이오프는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2점 이하로 좁혀져야 성사된다.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은 모두 4경기가 남았다.
4위 한국전력, 5위 삼성화재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터라 현대캐피탈의 상황은 매우 어렵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1세트에서만 상대 팀에 블로킹 4개를 내주는 등 높이의 힘에서 밀리며 힘든 출발을 했다.
그러나 2세트 승부처를 잘 이겨내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2세트 22-23에서 정한용의 후위 공격과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기세를 끌어올렸고, 24-23에서 상대 팀 최민호의 오버네트 범실로 세트 점수 1-1을 만들었다.
3세트도 치열했다. 대한항공은 21-21에서 임동혁이 연속으로 후위 공격을 성공하며 앞서갔다.
임동혁은 23-22에서도 다시 백어텍 공격으로 천금 같은 득점을 했다.
이후 24-23으로 추격을 허용했으나 베테랑 세터 유광우가 침착하게 미들블로커 김규민을 활용한 속공 공격을 이끌며 세트를 마무리했다.
연속으로 아쉽게 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전의를 잃은 듯했다.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며 손쉽게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임동혁은 팀 최다인 17점을 올리며 공격을 지휘했다.
현대캐피탈은 팀 범실이 32개나 나온 것이 뼈아팠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