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알 배긴 정도, 한국이었다면 뛰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범경기 개막전에 결장한다. 가벼운 부상 때문이다. 부상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정도의 상태인데, 워낙 '귀한 몸'이라 배려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전에 결장한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24일 훈련을 앞두고 "이정후가 뛰지 않을 것이다. 우측 옆구리에 문제가 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2~3일 정도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훈련 전 클럽하우스 인터뷰에서 부상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멜빈 감독의 입을 통해 부상 얘기가 나왔고, 훈련 후 이정후에게 확인 과정이 필요했다.
훈련 후 만난 이정후는 "그냥 알이 배긴 정도다. 그런데 감독님은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하신다. 한국이었다면 그냥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메이저리그고, 시스템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근육을 풀기 위해 트레이닝 파트에 몸상태를 보고했고, 그 얘기를 들은 멜빈 감독이 개막전 결장을 최종 결정했다.
이정후는 이어 "만약 심각하게 아팠다면 아침 인터뷰 때 말씀을 드렸을텐데, 그 정도가 아니라 얘기를 하기가 그랬다. 아무래도 감독님은 민감한 부위라 걱정을 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이틀 전 라이브배팅에서 스윙을 하지 않고, 투수 공을 지켜보기만 했는데 부상 때문에 스윙을 안한 건 아니라고 했다. 이날도 티배팅은 소화했다.
이정후는 언제쯤 데뷔전을 치를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 얘기를 들은 게 없다. 여기 과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개막전과 26일 텍사스 레인저스 원정까지는 쉴 확률이 높다. 27일 홈으로 돌아와 치르는 LA 에인절스전은 출전 가능성이 있다.
이정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최대 1억130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팀 내 최고 연봉자다. 샌프란시스코 입장에서는 몸값이 비싼 스타를 무리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 시범경기는 거의 1달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