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게 최고 대우 맞아?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데….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 드디어 확정됐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류현진이 계약 기간 8년 총액 170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류현진이 한화와 합의했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었고, 170억원이라는 금액도 밝혀진 사실이었다.
하지만 공식 발표에서 충격적인 건, 4년이 아닌 8년 계약이라는 점이었다.
왜 충격이냐. 170억원은 총액 기준 역대 최고인 건 팩트다. 최대 6년 152억원의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넘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총액으로 자신의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평균 연봉, 1년에 얼마를 받는지가 중요하다. 총액이 170억원이면 뭐하나. 4년 151억원 계약을 한 김광현(SSG 랜더스)에 비하면, 1년 기준 금액으로 턱 없이 낮다. 심지어 삼성 라이온즈와 5년 120억원 계약을 한 구자욱보다 박한 대우다. 구자욱은 연 평균 24억원이면, 류현진은 21억2500만원에 그친다.
선수들은 연봉이 자존심이다. 류현진이 아무리 한화를 사랑한다 해도, 8년 기준 이 금액을 받아들였다는 자체가 미스터리다. 류현진은 레벨이 다르다. 메이저리그에 1년만 뛰고 복귀해도 총액 100억원대 계약을 맺는데, 11년 동안 리그 최고 투수로 활약해온 선수가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고 하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래서 처음 170억원 얘기가 나왔을 때, 당연히 4년 기준인줄 알았던 것이다. 김광현보다 높은 대우를 요구했을 게 당연한 것이었고, 한화도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 투수 대우를 해줄 분위기였기에, 그렇게 정리가 되는 줄 알았다.
차라리 5년 170억원 조건이면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8년이라, 상식선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한화는 류현진이 오래 뛰는 것에 대한 것과, 레전드 송진우의 최고령 기록을 깬다는 의미를 밝혔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리그에 잔류했어도, 류현진은 원하는 1년 1000만달러 이상 계약을 맺지 못하더라도 700만달러 이상의 계약은 충분히 가능했다. 세금 다 제외하고 최소 50억원 이상을 받을 수 있었던 선수가 국내 복귀를 명분으로 8년 계약을 체결한다,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결국 170억원이라는 금액은 양측의 최소 보장 합의점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8년일까. 샐러리캡 압박을 피하는 등의 수단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한화는 세부 계약 내용을 발표하지 못했다. 뭔가 책잡힐 게 두려운 것이다. 일단 이렇게 발표를 해놓고, 샐러리캡이 폐지되는 수순 등을 기다려 더 편하게 임금을 지불할 때를 기다릴 가능성도 있다. 최근 문제가 되는 샐러리캡은 1~2개 구단이 결사 반대를 하고 있는데, 사라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래서 한화는 옵트아웃 포함이라는 걸 밝혔다.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고, 향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상도의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이제 40세를 바라보고 있는데, 과연 메이저리그처럼 옵트아웃을 통해 계약 기간 도중 FA 시장에 나가 새로운 팀을 찾고 더 큰 계약을 노리려고 할까. 일단 8년이라고 발표한 계약 기간에 대한 문제를 처리할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옵트아웃 권리를 사용해 향후 다시 총액을 늘려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