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망한 감독 서로 바꾸기' 챌린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무려 11연패를 달성한 명문 바이에른 뮌헨 구단 사이에 흥미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맨유의 전 감독이 뮌헨의 지휘봉을 잡고, 곧 해임을 앞두고 있는 뮌헨의 현재 감독이 차기 맨유 감독으로 부임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 감독들이 모두 좋지 않은 성적으로 원래 팀에서 쫓겨난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 마치 '망한 감독 서로 바꾸기'를 하는 듯한 모양새다.
최근 뮌헨 구단은 지난 시즌 팀에 리그 11연패의 영광을 안긴 토마스 투헬 감독과 계약을 조기 종료한다고 밝혔다. 뮌헨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투헬 감독과 이번 여름에 관계를 마무리한다. 원래 2025년 6월까지 계약이었지만, 2024년 6월로 계약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에 율리안 나겔스만의 뒤를 이어 뮌헨 지휘봉을 잡은 투헬은 이로써 15개월 만에 뮌헨 감독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번 시즌 뮌헨 성적이 처참하기 때문. 뮌헨은 지난 시즌 가까스로 리그 11연패를 달성한 이후 해리 케인과 김민재 등 선수영입을 통해 투헬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정작 이번 시즌 뮌헨은 '무관 위기'에 처해 있다. 독일 슈퍼컵 우승을 일단 놓쳤고, 리그에서는 바이어 레버쿠젠과의 격차가 커졌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라치오와의 16강 1차전에서 졌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뮌헨의 해임 결정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투헬이 물러난 뒤 뮌헨을 이끌 새 지휘관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다소 의외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전 맨유 감독이다. 대신 이 시나리오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뮌헨이 인내심을 잃고 투헬을 시즌 중 전격 경질하는 경우다. 이때 임시로 팀을 이끌 적임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솔샤르 전 감독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뮌헨은 투헬을 경질한 뒤 남은 경기를 이끌 임시 감독으로 솔샤르 전 맨유 감독의 영입을 논의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보고 있지 않지만, 현재의 위기를 막을 적임자로 솔샤르를 계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과 별도로 맨유가 에릭 텐하흐 감독을 경질했을 때 그 자리를 이어받을 인물로 투헬이 적합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더 선은 22일 '투헬 감독이 뮌헨에서 경질된 이후 맨유 감독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전망은 맨유의 레전드 출신인 스티브 브루스 전 웨스트브롬위치 감독으로부터 나왔다. 브루스는 OLBG와의 인터뷰에서 '투헬은 어디를 가든 잘 맞을 것이다. 애초에 첼시에서 해임된 것이 지나친 일이었다'며 '그는 괜찮을 것이다. 그거 하나는 확실하다'고 맨유 감독직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의 유명 축구기자 크리스티안 포크도 '투헬은 EPL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항상 맨유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고, 이번 여름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실제로 투헬이 맨유로 가고, 솔샤르가 뮌헨으로 이동한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이동이 아닐 수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