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려운 리그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한 고우석.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컨디션 끌어올리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랴 열심이다. 그래도 긍정적인 건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구위가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점. 클럽하우스 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다. 비자 문제로 통역 직원이 아직 미국에 오지 못했는데 루벤 니에블라 투수코치와 유창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어로 열심히 대화를 했다. 고우석은 "내가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고우석은 21일(한국시각) 캠프 합류 후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의도적인 피치아웃 1개를 빼고, 총 31개의 공을 뿌렸다. 7타자를 상대했다. 직구는 150km에 육박했고,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미국 진출에 대비해 연마한 스플리터도 괜찮았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투구수 20개가 넘어가자 힘이 조금씩 떨어졌다. 직구가 날렸다. 고우석은 "아직 캠프 초반이라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큰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날 고우석의 공은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가 받았다. 일본계 미국인 선수. 뉴욕 양키스에서 주전급 백업, 게릿 콜의 전담 포수로 활약하다 지난 겨울 후안 소토 트레이드 때 샌디에이고로 넘어왔다. 일발 장타력을 갖춘 수비형 포수. 메이저 경력을 어느정도 갖췄기에 고우석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걸로 생각했다.
훈련을 마친 히가시오카를 만났다. 고우석의 라이브 피칭 파트너를 한 소감을 묻자 "공의 움직임이 좋았다. 이제 자기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마냥 립서비스만 해줄 줄 알았는데, 메이저리그 선수여서 그런지 계속해서 존에 대한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마지막 직구 제구가 흔들린 것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히가시오카는 이어 가장 좋았던 공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의 경쟁력을 묻자 "충분히 괜찮았다. 특히 커브가 좋았다. 슬라이더는 조금만 더 휘어서 코너쪽으로 들어가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히가시오카는 "다르빗슈 등 많은 메이저 투수들의 공을 받아봤다. 선수마다 다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빅리그에서 뛰려면, 거기에 걸맞는 실력이 분명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으로 성공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마지막 질문. 고우석도 앞으로 그런 수준 높은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히가시오카는 "물론이다. 경험하고 배우고 꾸준히 자신을 성장시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여기는 굉장히 어려운 리그다. 적응을 잘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