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토마스 투헬 감독이 올 시즌 이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다.
바이에른은 21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과 투헬은 이번 여름 관계를 종료한다'라며 투헬과 올 시즌까지만 함께 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에른은 '구단은 투헬 감독과 원래 2025년 6월 30일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관계를 2024년 6월 30일에 종료하기로 상호 결정했다. 이는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CEO와 투헬의 건설적인 논의 결과이다'라고 설명했다.
투헬은 공개된 발표 내용에서 "이번 시즌이 끝나면 협력 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그때까지 스태프들과 최대한의 성공을 위해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다"라며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투헬은 이미 지난 보훔전 패배로 경질 여론이 들끓고 있었다. 바이에른은 지난 19일 독일 보훔의 보노비아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보훔과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2라운드 경기에서 2대3으로 패했다.
투헬에 대한 팬들의 뜨거운 비판에 불을 붙이는 패배였다. 투헬은 이미 직전 레버쿠젠과 라치오 등을 상대로 패배하며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바이에른의 리그 12연패 도전과 더불어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일부 독일 언론은 이미 투헬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이 커졌으며, 투헬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고 전했다.
선수단 파벌 문제도 발생했다. 독일의 바바리안풋볼은 '토마스 투헬이 분열의 중심에 있는 상황에서 바이에른 라커룸의 파벌이 드러났다'라고 바이에른 라커룸 상황을 밝혔다. 투헬은 시즌 초반부터 알 수 없는 선수 기용과 고집으로 일부 선수와의 관계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핵심 미드필더 요슈아 키미히를 비롯해 레온 고레츠카, 마티아스 더리흐트, 마티스 텔 등 기존 바이에른 주축 선수들이 투헬에게 불만을 품었다고 알려졌다.
바바리안 풋볼은 '소식에 따르면 바이에른 라커룸에는 투헬을 중심으로 파벌이 있다고 한다. 독일의 빌트는 어떤 선수가 지지하는지, 어떤 선수가 지지하지 않는지를 세분화했다'라고 전했다.
투헬 지지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주장 마누엘 노이어를 포함해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하파엘 게레이루,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팀 주축으로 활약 중인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다. 반면 투헬에 반대하는 명단에는 갈등을 겪고 있다고 알려진 키미히와 더리흐트를 포함해, 고레츠카, 토마스 뮐러, 텔, 세르주 그나브리 등이 포함됐다. 뮐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투헬 반대 선수들은 출전 시간과 기용 관련해서 불만을 품은 선수들이다. 선수단이 파벌까지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진만큼 해당 소식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투헬에 대한 선수단의 시선이 일부 좋지 않을 가능성은 크다.
결국 바이에른은 투헬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까지는 그의 감독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이번 발표로 투헬의 임기는 딱 이번 시즌까지로 한정될 예정이다.
한편 투헬의 후임으로는 사비 알론소를 비롯해 여러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알론소는 투헬과 바이에른이 결별한다면 선호되는 후보이다. 동시에 바이에른은 지단과 솔샤르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바이에른은 지단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그의 아우라와 경험도 높게 보고 있다. 솔샤르의 경우 임시 해결책으로 고려 중이며, 바이에른 디렉터인 크리스토프 프로인트와 매우 잘 아는 사이다'라고 설명했다.
알론소도 감독으로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후보다. 지난 2019년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 코치를 시작으로 그는 2019년 여름 레알 소시에다드 B팀 감독직을 맡아 프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지난해 여름 지휘봉을 내려놓은 그는 성적이 부진하던 레버쿠젠에 지난해 10월 부임했다. 당시 17위로 강등권에 빠졌던 레버쿠젠은 알론소의 지휘하에 완벽히 달라졌다. 알론소는 레버쿠젠을 리그 6위로 끌어올리고 시즌을 마감했고, 레버쿠젠은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는 레버쿠젠 돌풍으로 바이에른의 리그 12연패를 저지할 유력한 후보다. 리그에서 22경기 무패로 바이에른을 승점 8점 격차로 따돌리며 선두 질주 중이다. 다만 알론소는 바이에른 외에도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의 차기 감독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지단은 지난 2021년 여름을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3년째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선수 생활을 은퇴한 후 2013년 안첼로티 감독 밑에서 레알 코치로 1군 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5~2016시즌 도중 1군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지단은 세계적인 감독으로 성장했다. 라리가 우승 2회를 비롯해 유럽챔피언스리그 3연패, 수페르코파 2회 우승으로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 2017~2018시즌 챔피언스리그 3연패 이후 잠시 물러났던 지단은 팀이 부진하자 2018~2019시즌 다시 팀에 돌아와 반등에 성공했고, 2020~2021시즌 레알을 떠난 것을 끝으로 아직까지 감독직을 맡지 않고 있다. 그간 프랑스 대표팀, 브라질 대표팀, 파리 생제르맹, 유벤투스 등의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그는 이번 투헬의 경질 가능성이 부각되며 다시 한번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가장 의외의 이름은 솔샤르다. 솔샤르는 현역 시절 맨유 소속으로 11년가량을 뛰며 통산 366경기 126골 54도움을 기록한 맨유의 레전드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18년 감독으로서 맨유로 돌아왔는데, 시작은 조세 무리뉴 감독의 경질 이후 임시 감독직이었다.
임시 감독으로 훌륭한 성과를 거둔 그는 곧바로 맨유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고,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 각각 리그 3위와 2위를 기록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솔샤르 감독과 맨유의 여정은 2021~2022시즌 도중 막을 내렸다. 당시 솔샤르는 리그 부진이 지속되던 와중에 12라운드 왓포드전에서 충격적인 1-4 패배를 기록하며 경질됐다. 당시 솔샤르는 레스터 시티에서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를 8000만 파운드(약 1314억원)에 영입하면서 수비수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고, 이적료 7300만 파운드(약 1198억원)에 데려온 잉글랜드 신성 제이든 산초를 영입했음에도 성과를 내지 못한 점 때문에 큰 비판을 받았다.
김민재 영입 당시 직접 마중까지 나가며 김민재를 환영했던 투헬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을 떠난다. 김민재 또한 투헬 밑에서 많은 기회를 얻었던 만큼 다음 시즌 새로운 사령탑이 부임한다면 또다른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